면접 ‘아마겟돈’ 오는가
상태바
면접 ‘아마겟돈’ 오는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4.01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PECIAL REPORT II


면접 ‘아마겟돈’ 오는가


“한라산이나 백두산을 옮긴다면 시간과 비용은 얼마나 걸리겠는가”, “활달하고 수다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그럼 1분간 면접관을 웃겨보라”

기업들이 ‘핵심인재 모셔오기’를 위해 기존의 선발방식에서 탈피, 예측 가능한 질문보다는 개인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강도 높은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면접의 특성상 아픈 곳을 찔러오는 이른바 ‘압박면접’이 그것.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일반상식과 지식수준이 평준화됨에 따라 기존의 선발방식으로는 우수 인력을 골라낼 수 없음을 인식, 당혹스런 질문들 속에서 면접자의 위기대처능력, 순발력, 창의력 등을 평가해 ‘맞춤옷’ 챙기듯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특히 16대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대통령 후보들의 TV 토론회와 최근 대학가에서 토론식 발표수업이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압박면접은 더욱 가속도를 얻고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면접 비중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면접도 날로 복잡해지고 강화되는 추세다”며 “이제는 면접자체가 취직 성패를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회상을 반영하듯 취업을 앞둔 구직자들 사이에서 스피치 전문학원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 취직공부라는 한 우물을 판 구직자들의 눈높이가 기업들이 요구하는 ‘압박면접’에 시선이 맞춰지면서 ‘면접’의 중요성에 비로소 눈뜨기 시작한 것이다.

스피치 사설학원 전문가는 “과거 ‘공부’가 취직의 열쇠였다면, 이제는 ‘면접’이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자연스런 현상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많은 구직자들이 시험공부는 열심히 해도 면접 준비에는 소홀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심지어는 면접 당일 현장에서의 순발력과 평소 모습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면접이란 치밀한 준비와 연습으로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감출 수 있도록 지원자가 연출해내는 작품이란 점을 감안할 때 결코 쉽게 받아들여 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다.

얼굴 부위를 성형하듯 어색한 말투와 제스처를 뜯어 고치는 ‘말 성형’. 적당히 면접을 보고 면접비를 챙기는 것이 아닌 자신의 상품성을 팔 수 있는 셀링포인트로, 자신의 경력을 하나하나 쌓아가기 위한 첫걸음으로 면접에 임하는 구직자들의 ‘말 성형’은 어느새 자연스런 ‘수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업들이 인재 채용을 위해 ‘메스’를 든 이상, 인재로 선택되기 위한 구직자들의 ‘스피치 학습’은 21세기 동시대들 살아가는 구직자들의 공통분모이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경리크루트 2003-03] 박성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