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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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5.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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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자기편으로 만들어야


퇴근 후 8시를 넘긴 시각, 많은 여성들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대형마트 매장을 메운다. 집에 돌아와 TV를 켜니 드라마에서부터 홈쇼핑, 다큐멘터리 심지어는 뉴스 아이템까지 여성을 겨냥한 것이 대부분이다.
직접 필요한 물건을 구매할 시간이 부족해 인터넷 쇼핑에 들어가보니 여성들이 충동구매 할 것들만 뽑아놓은 듯 홀깃한 제품들이 많다.

남자친구도 뭔가 구매를 할 때면 항상 의견을 물어온다. 식탁 위를 꾸미는 두부, 콩나물에서부터 가전제품 자동차 부동산까지 구매를 주도하는 것이 여성이며 경제활동에 있어 여성의 코드가 얼마나 중요해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는 단편적인 삶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것은 소비의 현장일 뿐이다. 그러면 생산활동을 하는 현장은 어떠한가.

IMF파동을 겪으면서 일자리를 잃은 여성과 남편을 대신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여성들은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창업과 전문 프리랜서 형태로 자리를 잡고 왠만한 남성들보다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기업 내부적으론 여성의 실력을 점차 인정하자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나 이는 극히 일부분의 이야기다. 중소기업체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여성 경제인의 활성화는 어려운 숙제를 하듯 진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더딘 성장률을 보이는 데는 채용부터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여성에게 따라오는 사회적 제약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우선 야근이나 출장이 잦은 곳은 여성이 원한다고 할지라도 기업체에서 원하지 않는다.

채용조건에는 “남성에 한해 지원 자격 있음”이라고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여성은 안된다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그리고 어렵게 직장을 구해서 취업을 하더라도 여성이기 때문에 받는 피해는 남성보다 크다.

얼마 전 채용정보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여도 그것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조사대상 여성의 66%이상이 답한 것을 볼 수가 있었다. 온갖 이유를 들어 남성과 비교하여 불합리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 경제인
그리고 어렵게 고액 연봉을 받고 승진을 했다하더라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 자체가 비즈니스 우먼이 성장하기 위한 발돋움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것을 반증이라도 하듯 여성 노동조합원 5명 중 1명은 직장 보육시설 설치를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정이 이쯤 되다 보니 석·박사 학위증을 지니고 유학까지 하고 왔지만 직장생활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게 된다고 한다.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 통과하기도 어렵고 배운 것만큼 가치를 인정해주는 업체를 찾기 어렵다 보니 차라리 고생하면서 직장을 다니는 것보다 좋은 조건의 결혼대상자를 찾아 문화생활 등을 통해 다른 만족을 찾으려 애쓴다.

이렇게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통해 알만큼 알고 배울만큼 배워서 사회 환원을 해야 하는 고학력자들은 자연스럽게 실업자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2001년 우먼코리아 프로젝트에 기입된 내용을 보면 한국의 대졸 이상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터키나 멕시코보다도 낮은 54%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를 채용해서 그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줘야만 한다. 여기에 좋은 인재의 조건에는 분명히 남성과 여성이 골고루 분배돼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각 기업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나라에서 시키니까, 사회 분위기가 그러니까 그냥 구색을 맞춘다는 식의 태도를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억지로 하는 것’과 ‘전략적으로 하는 것’의 성과에는 상당한 차이를 가져오니 말이다. 국내 대기업이 구색 맞추기로 하면서 그에 따른 인프라를 조성해주지 않아 좋은 성과를 가져오지 못한 것에 반해 IBM은 여성의 역할과 기업에서 전략적으로 여성의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세계 제1의 컴퓨터 업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인재난을 겪고 있다면 “여직원이 많은 것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회사를 위해 전략적으로 고용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했던 루거스너 IBM 회장의 말을 새겨서 듣도록 하자. 이렇게 여성 경제인을 활성화 한다는 것은 직접적인 인재풀의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경영모델 생산, 그리고 선진한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임을 입증해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억지 아닌 전략적으로 채용
물론 여성 인력을 고용, 회사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노동조합원들이 제1순위로 요청한 보육문제가 해결돼야만 한다. 여성경제사이트를 운영하다보면 다양한 고민을 접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대안이 없는 것이 바로 보육문제이기 때문이다.

‘취업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 이들에게는 동일한 자격을 갖춘 남성들보다 더 노력해 기술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사회적 편견과 불평등 근무조건에 관해서는 방어보다 주도적으로 실행하며 주위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가사분담 역시 남편은 아내하기 나름이라고 했던 CF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꾀를 발휘하라고 말해준다.

그러나 업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가치관으로 암묵적인 제도를 만들어 놓은 결혼과 유아문제에 대해서는 뭐라고 조언할 수가 없다. 3개월의 출산휴가도 눈치껏 써야하는 상황에서 해고처리 하지 않는 것 만해도 감사해야지라는 말로, 직접적으로 해고를 하지 않더라도 퇴사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이가 아프거나 잘못돼 부모의 손길을 필요로 할 경우에는 결혼과 동시에 가정 문제의 책임자처럼 인식되고 있는 여성이 사표를 던지고 집에 들어앉을 수밖에 없다.

또 이런 일이 아니더라도 아이의 비싼 보육비를 감당하기에 여성들의 경제력은 너무 약하다. 그럼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까.

결국 일보다 아이 돌보기를 택해야 하는 여성들을 사회활동을 시키기 위해서는 한 직장에 한개의 보육시설 마련 또는 정부차원에서 구체적인 목표와 사명을 가지고 저렴하면서도 질 높은 수준을 보장하는 보육시설을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것이 당장 시행하기 어렵다면 결혼한 남녀에게 유연한 근무시간제도를 도입하여 시간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다.

또한 사회적 편견과 성과에 따른 승진 및 연봉협상에 있어서도 여성 혹은 남성이라는 예외규정을 둬서는 안될 것이다. 그것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 여성 승진할당제도를 두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여성 스스로 경제력을 갖기 위해 경쟁력을 키우는 작업이 필요하다.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에 따라 무엇이 필요한가를 미리 미리 체크하며 준비해보도록 하자. 현명한 CEO와 조직이라면 분명 준비된 당신을 기용하게 될 것이고 그 첫 시작은 여성이라는 차별 앞에서, 막막한 미래 앞에서 주도적으로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여성리더로 당신을 만들어 줄 것이다.
사회에서 외면당하던 한 여성에서 미래사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주역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여성이여 당당히 경제 사회에 뛰어들자.

[한경리크루트 2003-04] 홍정옥·아이윌비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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