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산업별 채용시장 분석-‘경기 낙관 어렵다’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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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업별 채용시장 분석-‘경기 낙관 어렵다’ 우세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3.06.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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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주요 산업별 채용시장 분석


‘경기 낙관 어렵다’ 우세


채용시장을 가늠하기 위해선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기본이다. 내수 기반이든 수출 기반이든 주변에 플러스 요인이 많고 실적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라면 해당 산업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만큼 인력채용의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마이너스 요인이 많고 회사 실적도 감소하고 있다면 채용시장 역시 불안해진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비교다. 좀 더 종합적인 분석을 위해선 기업의 비전과 사업 성격, 내부 환경 등 다양한 요소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처럼 불안한 정세가 지속됐을 경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일말의 여지가 발생했다면 상대적인 기대감은 더욱 커지게 마련이다. 지금이 바로 그런 기대를 갖게 하는 시기다.
이라크 전후 각 나라와 기업들은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역량을 집중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부진했던 것을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기업들은 건강도를 체크하고 투자여건을 개선하려 애쓰고 있다.

업체 인사담당자 대부분은 그동안 경제발전을 저해해온 가장 큰 요인이었던 이라크 전이 마무리 돼감에 따라 커다란 혹 하나를 떼어낼 수 있게 됐으며 향후 경제 회복 전망과 속도에 따라 인사전략을 수정,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섯부른 판단과 결정은 하지 않을 것이며 주변 여건을 신중히 고려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호전되긴 했지만 아직 장담할 수 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산업별 경기와 채용전망은 어떨까.


금융 : SK 사태 여파로 채용시장 얼어붙어
지속된 경기침체 와중에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가 일파만파로 금융권 채용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은행들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5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경영을 보여 왔다.
하지만 SK글로벌 사태의 충격과 신용카드 부실 등 저조한 경영실적이 겹쳐 인원선발 규모와 시기를 조정, 상황을 관망하는 추세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던 카드사들도 올해는 정반대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신규인력 채용은 검토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다. 보험업계는 일부 화재사만이 소규모 신규인력을 채용할 뜻을 비쳤으며 전체적으론 손해율 증가와 증시침체로 인한 투자수익 급감 등으로 채용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식시장 침체로 사경을 해매다시피한 증권업계는 얼마 전 현대투신증권에 대한 매각이 실마리를 잡아가면서 구조조정이 급진전하는 양상이다. 다행스런 일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거대 외국금융사들이 국내 부실 증권사를 인수할 경우 이에 대응하기가 벅차다는 현실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부에선 우리나라가 동북아 금융중심지로 성장하기 위해선 외국의 대형 금융사들과 견줄 수 있도록 증권사와 은행의 인수합병이나 전략제휴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 : 기회와 위기의 공존
얼마전 세계 IT산업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라 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업체인 인텔사와 소프트웨어 거대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1/4분기 영업실적이 발표됐다. 이들은 당초 떨어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IT산업의 침체가 계속되리란 비관론을 접고 회복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그동안 IT산업의 발전과 공급에 수요가 미치지 못함에 따라 전반적인 침체를 예상했었으나 결과는 달랐다.

문제는 국내 IT산업의 경쟁력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만에게 일부는 1위 자리를 빼앗기는가 하면 거대 인적자원을 내세워 급부상중인 중국이 시시각각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고 불황을 모르던 이동전화 단말기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국내 IT산업에 경종이 울리고 있다.

업계 종사자들은 IT경기의 회복이 낙관적이지 못하고 투자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계 IT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우리나라가 경쟁에서 뒤쳐질 가능성 때문에 국내 IT산업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대만과 중국 ‘위협’
그 예로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시장에서 지난해 한국이 37.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대만이 34.8%로 바짝 뒤쫓고 있다고 발표했다. 디스플레이시장의 주력제품인 모니터용 TFT-LCD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36.4%인 반면 대만이 41.3%로 세계 1위로 뛰어올랐다.

컴퓨터와 주변기기 등의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은 대만과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여기에 중국도 가세해 치열함을 더하고 있다.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3/4분기 각각 11.5%, 4.4%에서 4/4분기에는 9.2%와 3.7%로 급락했다.

이렇듯 상황은 어렵지만 이 분야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도 고급인력에 대한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기침체로 채용이 다소 주춤거리는 상태지만 기술력과 마인드를 가진 인재는 언제나 필요한 상황이다.


유통 : 실적 감소 그러나 인력 수요 증가
유통업계의 채용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일부 백화점들이 이라크 전후 소비심리 상승을 기대로 새 매장과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곤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비관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주요 백화점의 지난해 동기대비 1분기 매출실적을 살펴보면 현대백화점은 3.8%, 신세계는 1.8%, 롯데 0.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지난 1월 설날 특수 때는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4.8~9.2%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2, 3월 소비가 급감하면서 1분기 매출실적도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요 백화점들의 분기별 매출이 감소한 것은 97년 이후 처음이다.

추세 반전 기대 어려워
대단위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퍼졌던 할인점들도 그동안 매년 10%이상의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올해는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종사자들은 단기간 위축된 소비심리가 되살아날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경제 분위기를 가장 먼저 실감할 수 있는 유통시장에 대한 평가가 암울하다면 구태여 다른 산업은 논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감히 평가했다.

증권사에서 발표된 자료를 보더라도 확대된 가계부채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활동의 제약으로 유통업에 대한 추세반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이어졌다. 메리츠증권은 소매유통업종에 대한 산업분석 리포트에서 소비환경이 나아질 요인을 찾기 힘들며 관련 업체들의 수익 하회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유통분야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신도시를 중심으로 꾸준히 새로운 매장이 생겨나는 등 인력 수요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외식 : 식음료 외국계 기업 확산 속 소비 증가 기대
외식분야에서는 특히 외국계 기업들의 약진이 주목할만하다. 한국까르프 피자헛 베니건스 TGI프라이데이 스타벅스 썬앳푸드(토니로마스), 아모제(마르쉐) 등 외국계 외식업체들은 지금까지 높은 사세 확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외국계 기업인만큼 능력위주의 평가와 철저한 성과급제를 바탕으로 한다.

내수부진 속에서도 이들 외국계 외식업체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해왔으나 경기침체의 여파에서 제외될 수는 없다. 올해 많은 업체들이 채용규모를 축소, 취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기업들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것으로 보여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구직자라면 의욕적인 구직활동을 벌일 필요가 있다. 외식을 포함한 식음료업계는 지난해 2,113명을 선발한데 이어 올해는 다소 줄어든 1.905명을 채용할 예정이어서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도전해볼만하다.

한국까르푸의 경우 각 지점별로 매월 10~30여명을 채용하는 등 총 1,882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피자헛과 맥도날드가 매장관리직 부문에서 각각 400명, 200명 정도의 인원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베니건스는 비정규직 600명을 포함해 770명 정도를 채용할 예정이다.

경기 변화 맞춰 채용 고려
외식·식음료는 경기가 좋아질 경우 채용이 늘어날 여지가 매우 큰 업종이다. 단 특성상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비율이 높지만 이들에 대한 복리후생도 점차 개선돼 구직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 식음료 업계는 오는 여름철을 타깃으로 신상품 준비에 여념이 없는 등 소비심리 회복에 초점을 맞춰 다각적인 판매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많은 업체들이 자연주의 식품을 개발,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과 함께 소비가 늘어날 경우 외식·식음료 업체들의 신규채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종사자들은 신제품 개발에 따라 계절변화에 따른 일상적인 대응이 아닌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며 경기변화에 따라 채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 판매 호전, 회복 가능성 커
3월 이후 자동차산업의 회복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화증권은 자동차산업에 대한 분석 리포트에서 국내 자동차 내수판매가 지난해 10월 14만5,000대로 호조세를 보였다며 올 1월과 2월 자동차 판매가 각각 12만5,000대, 12만대로 하락했으나 3월 이후 부진한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모습을 부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시장 판단 어려워
GM대우의 무이자할부판매, 르노삼성의 할부금리 3% 적용,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할인행사 등 자동차업계는 수요위축에 대응해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또 GM대우가 수출을 재개와 다른 업체들의 2월까지 수출 동향도 시장침체에 불구, 전년 동기 28.1% 증가한 12만4,000대를 수출하는 등 증가세를 이어갔다.

물론 전체적인 물량은 감소했지만 자동차시장이 4.6%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만족할만한 수치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들은 또 이라크 전후 국제유가 하락, 달러화 약세 등 자동차판매시장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자동차업계 채용시장은 밝지 않다. 그동안 쌓여있던 재고물량을 어느 정도 해결하곤 있지만 가동 가능한 전체물량을 소화할 정도는 아니고 구조조정 등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업계가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얘기하면서도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수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올 들어 계속적인 판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상황을 판단하기가 힘들다고 분석했다.


건설 : 체감경기 급속히 냉동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보였던 건설업계가 올해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관련 업계는 최근 이라크전과 북핵문제에 이어 SK글로벌 사태 등 여건 악화로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인 BSI지수가 지난 3월 79.8을 기록, 1월 77.2, 2월 84.3에 이어 3개월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BSI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것이며 그 이하로 내려갈수록 경기는 악화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는 걸 뜻한다.
규모별로 BSI는 대형 업체가 88.9, 중견 업체 76.9, 중소 업체 72.5를 나타냈으며 지역별로는 서울 77.9, 지방 74.4로 모두 100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월엔 대형 업체 92.9, 중견 업체 98.2, 중소 업체 106을 기록했었다.

업계 종사자들은 4월 이후 전망에 대해 불안한 상황이라며 건설경기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이러한 때 이라크 전후 개발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면 국내 건설산업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제2의 중동붐이라 할 수 있는 이라크 개발사업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채용시장도 활기를 띨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 기계·철강 구조조정 여파로 채용시장 우울
조선업계는 다른 산업들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업자원부의 1/4분기 조선산업 동향에 따르면 선박 수주는 403만2,000CGT(보정총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9.7%가 늘었다. 수주 잔량은 3월말 현재 558척, 1,920만CGT, 280억4,000만달러어치다. 이는 앞으로 2년 반 동안의 조업물량이다.

산자부는 국내 조선업계의 선박 수주 증가는 지난해 11월 스페인 연안 유조선 침몰 사고 이후 낡은 선박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문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아시아 국가의 원자재 수유 증가로 인해 선박 수요도 늘었다.

철강산업의 경우는 내부적으로 기아특수강 한보철강 등 부실 철강사에 대한 매각이 큰 문제없이 진행되는 등 철강업계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향후에는 큰 악재가 없는 한 점진적 약진이 기대된다. 단지 대외적으로 중국의 괄목할만한 성장에 국내 업체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철강업계 종사자들은 기아특수강과 한보철강 매각이 마무리돼 또 한번의 번성기를 맞는 계기가 되고 있지만 기업 인수합병(M&A)의 경우 끝에 어긋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이 분야 채용시장은 포스코가 수시 및 공채를 통해 일부 인력을 충원하는 것을 빼고는 업계 전반에 걸친 구조조정의 여파로 숨통이 트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경리크루트 2003-05] 김홍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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