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바바리’로 알려진 트렌치 코트는 가을의 낭만을 상징하는 아이템 이지만 엄밀히 따지면 1차 세계 대전의 군복에 기초를 둔 밀리터리 스타일 로 실용적인 본래 이미지보다 한층 고급스러우며 스타일리시한 룩으로 매 년 새롭게 제시되고 있다.

● 유행 경향
트렌치 코트는 가장 클래식한 패션 아이템인 동시에 매 시즌 새로운 룩을 선보이는 변화무쌍함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스타일의 다양화 와 함께 소재와 색상의 차별화가 가장 눈에 뛴다.
고급화 추세에 발 맞춰 소재는 기존의 면 코팅 소재 외에 면/실크 혼방과 울/실크 혼방, 캐시미어 소재, 그리고 실크 소재 등이 많이 쓰였다.

특히, 실크 소재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다소 무겁게 느껴지던 트렌치 코트 를 한층 가볍고 고급스럽게 제시해 주었으며, 그 동안 잘 쓰이지 않던 데 님 소재와 가죽, 나일론 패딩, 울/폴리 혼방 소재도 올해 처음 빈티지와 밀리터리, 복고 등 다양한 시즌 테마를 표현했다.

또, 전통적인 색상인 베이지 외에도 그린, 옐로, 레드, 핑크, 퍼플 등의 색상도 선보였다.
여기에 길이가 다양해진 점도 특징이다. 블루종이나 재킷과 같이 아주 짧 은 길이에서부터 무릎 밑까지 오는 롱 코트까지, 이번 시즌 트렌치 코트 는 ‘클래식한 아이템’이라는 타이틀 외에 연출의 폭을 넓혀 주는 ‘트렌 드 아이템’으로도 활용되었다.

● 스타일
크게 정통 스타일과 변형 스타일로 나뉜다.
정통 스타일은 주로 더블 여밈에 넓은 옷 깃과 벨트가 있고 어깨에 덮개 를 댔으며 주머니와 단추가 많은 군장용 스타일로 전체적으로 품이 넉넉하 고 발수·방수 기능이 있어 레인코트로도 입을 수 있다. 게다가 안에 울 로 된 보온용 라이너가 탈부착식으로 디자인되어 있어 겨울 코트 대용으로 도 입을 수 있다.

변형 스타일로서는 H라인의 싱글 스타일과 라펠 폭이 넓고 큰 복고풍 스타 일 외에 이번 시즌 유행인 재킷 스타일이 있다. 엉덩이를 살짝 드러내는 재킷형 A라인 스타일이 벨트 디테일과 함께 슬림한 실루엣을 표현했으며, 이밖에 버튼 히든(Button hidden) 스타일, 이브닝 가운처럼 허리를 묶는 스타일, 단추 개수와 위치가 변형된 트렌치 스타일도 등장했다.

● 연출법
트렌치 코트는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지만 세련되게 입으려면 약간의 코디 상식이 필요하다. 키와 체격이 큰 외국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트렌치 코트는 작은 체구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자칫 부담스럽거나 무겁게 느껴 질 수 있다.

허리를 묶는 스타일의 트렌치 코트는 허리가 굵은 사람에겐 더욱 뚱뚱해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벨트가 없는 싱글 스타일이 좋다. 여밈 처리 가 싱글인지 혹은 더블인지에 따라 체격이 달라 보인다.

마른 사람은 더블이, 체격이 크다면 싱글 여밈도 잘 어울린다. 남성적인 멋이나 정통 스타일을 즐기고 싶다면 더블을, 여성적이고 우아한 차림을 즐기고 싶다면 어깨라인이 피트된 싱글을 선택하는 것도 센스 있는 요령이 다.
단, 몸집이 작은 사람에겐 정통 스타일의 더블 트렌치 코트가 더욱 무거 워 보일 수 있다. 이 경우 디테일을 최대한 배제하고, 코트 길이도 무릎 위에 오는 짧은 것이 좋다.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올리브 카키, 감색 등 어두운 색은 칙칙해 보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캐주얼한 데님과 빈티지한 면 트렌치 코트는 진이나 울이 굵은 니트 아이템으로 복고주의 연출법을 시도해 볼 만하다. 여기에 트렌치코트와 숄, 머플러, 스카프 혹은 챙이 없는 베레모와 중절모 와 같은 모자와 같이 매치하면 더욱 멋스럽다.

안에 정장을 입을 경우 재킷 자체의 각이 진 형태 때문에 여밈 부분이 뚱 뚱해 보일 수 있다. 춥지 않다면 오픈해서 입는 것이 활동하기 편하다. 정통 스타일의 트렌치 코트에는 슈트, 재킷, 블레이저 등 다소 포멀한 옷 과 함께 입으면 분위기가 훨씬 좋으며, 체크 무늬 머플러를 두르면 클래식 한 가을 멋쟁이가 될 수 있다.

●트렌치 코트 착용시 주의할 사항 및 보관법
트렌치 코트는 면 코팅의 소재 특성상 오염물이 묻을 때 거칠게 비비면 그 부분만 하얗게 일어날 수 있다. 발수 기능이 있으므로 함부로 비비는 것보다 오염물을 물수건 등으로 닦아내는 것이 좋다. 또 버클은 대부분 가 죽을 압축한 것이므로 반드시 은박지와 비닐을 씌운 채로 드라이클리닝을 해야 한다.

특히 올 가을 신제품 중에는 실크 소재를 사용한 스타일이 많아 소매 끝 이 닿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실크 소재의 경우 다림질 시 울에 비해 다 소 열에 약한 특성이 있어 다리는 부위 위에 원단을 대고 다려야 한다. 그 냥 다리게 되면 번들거림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고급 소재로 만 든 제품일수록 관리가 철저해야 수명이 오래 간다.
한편 옷이 구겨질 경우에는 옷걸이에 걸어 목욕탕과 같이 습기가 많은 곳 에 하루 정도 놔두면 제품의 무게감으로 인해 구김이 쉽게 펴진다.

[한경리크루트 20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