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취업난의 대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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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취업난의 대안인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5.05.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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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견, 취업난의 대안인가?


1년 전 대학을 졸업한 박모 씨(24). 컴퓨터를 전공한 그는 웹디자이너의 꿈 을 꾸며 이곳저곳에 입사원서를 넣어봤지만 면접의 기회조차 쉽게 오지 않 았다. 일의 특성상 경력을 중요시 여기기 때문이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청년실업 해소 관련 프로그램도 수료했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고, 결국 눈높 이를 낮춰 작년 12월 파견업체를 통해 한 대형 쇼핑몰 웹디자이너직으로 입 사했다. 박 씨는 “비록 지금 받는 급여는 얼마 안 되지만 그냥 놀고 있기 도 그렇고 경력이 필요해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갈수록 증가해

지식정보 사회로의 이행이 가속화되고 고기술·고부가가치 산업, 정보통 신, 전문 서비스업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어 가면서 기업의 효율적 인적 자 원 활용이 중요시돼 고용형태도 다양화되고 있다.

노동부는 지난 12월 통계청이 작년 8월에 실시한 ‘경제활동인구부가조 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540만명으로 2003년에 비 해 80만명이 증가해 전체 임금근로자의 37.0%에 달했다고 밝혔다. 비정규 직 근로자 수는 2001년 360만명(27.3%)에서 2002년 380만명(27.8%), 2003 년 460만명(32.6%)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노동부의 발표 수치는 37.0%로 나왔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같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작년 8 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816만명으로 전체의 55.9%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20대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2001년 20.8%에서 2004년 23.8%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남성은 같은 기간 20.2%에서 21.9%로 소폭 증가한 데 비해 여성 은 21.5%에서 25.7%로 증가했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의 경우 남성(18.8→ 29.3%)과 여성(17.2→25.3%) 모두 크게 늘어 비정규직 비중이 18.2%에서 27.3%로 늘었다. 비정규직 일자리 선택 동기는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구 할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38.8%로 나타났다.


1998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

비정규직 가운데 파견근로는 1920년대 미국에서 시작되어 1980년대 이후 여 러 나라에서 활용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노동시장의 유연화 차원에서 서 비스 업종, 전문 직종 등을 중심으로 파견근로가 널리 확산됨에 따라 파견 근로를 합법적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하는 경영계를 중심으로 관련법 제정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러나 성격상 중간착취의 우려가 있고 고용을 불안 전하게 하며, 노동조합을 무력화한다는 이유로 노동계의 반대에 부딪혔다. IMF 이후 경제가 어려워지고 실업률이 증가하자 사용자 책임과 파견근로가 허용되는 업무를 명확히 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고, 파견업의 요건을 설정 하여 중간 착취적인 파견근로를 근절하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국가 경쟁력 강화 목적으로 1998년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 되었다.

파견근로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 로자 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 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고용형태를 말한다. 현행법상 파견근로기간 은 1년 기준이며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합의 시 1년을 연장 할 수 있다.


파견근로 통해 취업시장 진입

국내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회보험 적용은 극히 저조한 수준인 반면, 파견근 로는 4대 사회보험을 법제화하고 있다. 4대보험 미적용업체는 아예 파견업 허가를 내주지 않을 뿐더러 정기 및 특별 지도점검 시에도 우선 점검대상이 다. 상여금, 퇴직금 외 각종 수당도 파견근로 계약시 의무화하고 있으며 파 견업체는 생일 및 경조사비용까지 지원하고 있다. 정규직에 근접된 수준의 지원을 제도화한 셈이다.

파견근로는 비정규근로자의 권익보호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대 안에 가장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대안적 기능은 직종 확대를 통한 직 업선택의 자유와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기간자유화를 통해 비 정규직도 고용안정과 경력관리가 가능해져 전직이나 정규직 전환도 모색해 볼 수 있는 안정적인 사회참여 기능도 담고 있다.
파견근로가 확대되면 구직활동을 포기하거나 애로를 겪고 있는 실업자와 잠 재취업인력들이 파견직을 통해서라도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평생직 장이 아닌 평생직업의 시대조류에 맞춰 자신의 적성과 경쟁력을 키울 수 있 는 직종을 선택, 파견근로를 통해 취업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것이 다.


정규직 전환의 기회 얻을 수도

앞서 박씨의 경우처럼 파견을 취업의 대안으로 삼는 경우도 많지만 취업이 힘들어도 비정규직 취업은 꺼리는 구직자도 많다. 파견이나 아웃소싱 등을 통해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사원은 정규직에 비해 임금이나 복리후생 등의 혜택을 동일하게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다 보면 계약기간이 끝난 뒤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사례도 많다. 아직까지 비정규직의 차별, 차이는 분명 있지만 파 견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취업의 징검다리로 삼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근무기간 중의 업무성과에 따라 정규직을 비롯한 사용업체에 직접 고용되 는 기회를 얻을 수 있고, 계약기간이 끝나 근무지를 떠나더라도 자신의 경 력으로 남게 된다. 물론 정규직과의 차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지 만 파견 근로를 통해 해당업무에 대한 구직자의 적성 탐색과 경력관리뿐만 아니라 업무능력도 향상시킴으로써 새로운 취업이나 창업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정상적인 법정파견업체 소속으로 파견 근무할 경우 해당직무에서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과 더불어 전직도 가능하다. 따라서 파견근로자도 언젠가는 떠날 회사로 생각하지 않고 책임감을 갖고 일하다보면 계약기간 이 끝난 뒤 정규직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파견사원이 가장 많은 분야 중 하나가 IT업종이다. 이들 업체는 일단 파견직원으로 채용한 뒤 업무성과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해주는 경우가 많 다. 직무는 정규직원과 동일한 편이며 단지 계약직 기간에 처우가 다를 뿐 이다. 외국계 기업도 실력을 중시하는 풍토이기 때문에 자신의 실력만 발휘 한다면 정규직으로 발탁될 수 있다. 꼼꼼한 일처리와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 다 보면 행운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월간 리크루트 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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