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부르는 고객감동의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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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부르는 고객감동의 조건은?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5.05.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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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 이미지 메이킹 - 성공을 부르는 고객감동의 조건은?


No Service No Pay


얼마 전에 최고급 호텔의 레스토랑에 들른 적이 있었다, 식사 후 과일접시 에 꽂힌 파란색 이쑤시개를 보고 서비스 마인드가 실종된 현장을 보는 듯했 다. 환경보호 차원에서 녹말가루로 만든 이쑤시개였다. 거기까지는 좋았지 만 그걸 미리 꽂아 놓는 바람에 녹아버려 끝이 전부 흐물거렸다. 다음 과일 을 먹기 위해서는 또 다시 사용하지 못할 정도였다. 고객의 입장에서 미리 한 번쯤 사용해 보았던들 이런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깊 이가 없는 서비스 마인드는 오히려 고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필자가 가끔 이용하는 식당 중에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설렁탕 집이 있 다. 그 집의 설렁탕 맛은 역시 소문대로 괜찮지만 주방장이 러닝셔츠 차림 으로 식당 이곳저곳을 다니는 걸 종종 보게 된다. 하루는 보기가 민망해서 주인에게 얘기했더니, 주인 왈, “나도 말 못해요. 직접 얘기하세요”란 다. 식당의 고객만족은 음식 맛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한 로봇 같은 미소와 형식적인 표정, 규격화된 몸동작이 오히려 거부감 을 느끼게 한다. 허리만 굽힌다고 예절인가? 15도 30도 45도 90도가 중요 한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표정이 중요한 것이다. 10여년 만에 만나는 고향친구에겐 절하는 각도가 필요 없다.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하 면 오히려 분위기만 깨질 것이다. 아니, 약간 맛이 간 사람 취급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냥 반가운 표정으로 얼싸안으면 된다. 어쩌면 말이 필 요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 조상들의 인정 어린 친절은 서방세계에 ‘동방예의지국’으로 감동을 주었다. 당장 끼니가 떨어진 가난한 집에 길손이 하룻밤 묵기를 청하면 보 관해 두었던 씨감자라도 삶아 주던 조상들이었다. 그것은 조건 없는 순수 한 마음씨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었다. 순수한 인간미의 표출이었고, 박애 정신의 표상이었다.

“미소를 짓지 않으면 벌금 1달러”

예절의 근본은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주기 위함이다. 규격화된 예절이 어색 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근본이 무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안함이 없 는 예절은 우선 거북스럽게 느껴지고 규격화, 표준화, 윗사람에게 보이기 위한 전시성 억지 친절은 고객들의 마음에 다가오지 못한다.

“친절하지 않으면 천원을 빼가세요!” 어느 대형 매장의 직원들은 상의 주 머니에 1,000원짜리 지폐를 꽂고 다닌다. 고객이 불만을 느끼면 빼가라는 것이다. 고객만족을 유도하고 불친절을 몰아내기 위해서 만든 제도이다. “미소를 짓지 않으면 벌금 1달러”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월마트 직원들 도 1달러씩을 주머니에 꽂고 다닌다. 만약 매장 어디서나 미소를 짓지 않으 면 고객은 언제든지 1달러를 뽑아 갈 수 있고, 그 돈은 미소 짓지 않은 직 원이 부담한다. 매니저에서부터 사원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이 동참하고 있 다.

다국적 기업인 제록스사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불만을 2만여 종업원 이 공유하고 처리하고 있어, 소비자의 95%가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을 느낀 다고 한다. 특히 다른 기업과 차별화된 ‘페이스 투 페이스’ 전략은, 늦어 도 일주일에 한 번씩은 영업사원이 고객을 방문해 직장 동료 이상의 친근감 을 가지게 되고, 이러한 친분관계로 향후 제품 구입의 성향까지 파악해 거 기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레버메이드’사는 전화 상담시 ‘해줄 수 없다는 말을 절대로 해서 는 안 된다’고 한다. 심지어는 소비자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가지고 항의 를 해와도 그대로 상담한 후 그 회사로 상담자료를 넘겨줘서 처리하도록 한 다는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 같으면 우리 회사는 그런 제품 없으니 다른 데 가서 알아보라는 식이거나, 똑바로 알고 전화하라고 되레 혼내줄 판이 다.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는 서비스

국제 항공사로, 매년 ‘올해 최고의 항공사’의 상위 순위에 뽑히고 있는 싱가포르 항공사 이야기나, 일본 재일교포가 운행하는 MK택시회사의 사례, 또 이를 본뜬 전남 광주의 콜택시회사 그리고 시설이 불량하거나 불친절 사 례가 발생하면 영업을 중단하는 ‘드롭 커튼(Drop Curtain)’제도를 실시하 고 있는 회사 등이 그 곳이다. 이러한 ’노 서비스 노 페이(No Service No Pay)’야말로 진정한 고객만족의 출발이다. 친절 서비스를 기대하고 이용하 는데 그렇지 못하다면 고객은 돈이 아까울 것 아닌가? 그러니 만약 고객이 만족하지 못하면 돈을 안 받겠다는, 고객의 마음을 헤아린 서비스를 베푼 다.

분당에서 수지로 가는 길 옆에 있는 M꽃집 주인부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값을 깎아주는 것은 누구라도 할 수 있지만, 그 꽃집 여주 인은 조금 다르다. 난을 하나 사면 포장을 정말 멋지게 한다. 다른 집에서 는 사용하지 않는 제일 비싼 재료를 구입해서 다른 데서는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멋지게 포장한다. 금실이며, 꽃 리본까지 치장하고 나면 참으로 훌 륭한 작품으로 변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배달은 반드시 남편이 직접 가는데,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어느 개업식에 배달을 가면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한참을 기다린다.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화분들을 배달하는 사람들마다 서로 좋은 곳에 놓으려고 다툼이 생기는 것은 흔한 일, 계속 기 다리면서 경쟁 상대의 화분과 포장방법 등을 관찰하고 난 후, 제일 마지막 에 화분을 들고 들어간다. 이미 놓고 간 화분들을 제쳐놓고 “이거 아주 좋 고 비싼 겁니다!”는 말과 함께 가장 좋고 잘 보이는 자리에 올려놓고 온 다. 그러니 그 화분만큼은 계속 그 자리에 있기 마련이고, 보낸 사람이 도 착했을 때, 주인에게 반드시 감사인사를 받게 만들어 주니, 누이 좋고 매 부 좋고 처남까지 좋은 기발한 아이디어였다.

배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간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렇게나 건네주고 확 인사인 받아가느라 정신없게 되고, 또 그렇게 배달되는 화분은 자리다툼도 못해보고 아무데나 놓이므로 보낸 사람이 보면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이 당 연한데, 화분 하나를 배달해도 이런 마음으로 배달하니 꽃집 경영에 엄청 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수원에 병원을 개업한 친구에게 난을 보내고, 이런 광경을 직접 목격하게 되어 흐뭇한 마음으로 돌라오던 필자는 그 집에 들러 은행을 통해 송금하고 자 했던 난 값을 현금으로 지불하고, 그래도 성의가 고마워서 집에 놓을 꽃 을 하나 더 사며 칭찬을 하고서 돌아서려고 하는데, 마지막 인사 역시 심금 을 울린다. “아유, 그냥 정성을 다했을 뿐인데요 뭘….” 고객의 입장에서는 말뿐인 서비스가 아니라, 조금 더 신경 써서 완전 졸도 하게 만드는 동시에 스스로 평생고객으로 등록하게 만드는 완벽한 친절 서 비스! 큰 기업들도 배워야 할 고객만족의 현장이었다.

[월간 리크루트 20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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