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 대한 견해로부터 그 사람의 자기관을 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알면 그 사람이 자기 자신 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은 타인을 보는 틀에 그 사람 자 신의 자기관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자신은 의존적인 면이 많아서 좀처럼 혼자 설 수 없다는 자기인지를 가진 사람은 독립적으로 행동 하는 사람을 보면 압도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자신은 특히 독립정신이 강해 다른 사람에 대해 의존적인 사람을 보 면 정떨어지는 놈이라고 경멸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의미로 정반대 타입이 지만 두 사람 모두 의존적인가 독립적인가 하는 차원에서 자기 자신을 평가 하는 경향을 강하게 갖는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사람의 얼굴 사진을 슬라이드로 보여주고 난 후에 또 다른 얼굴 사진 도 포함하여 보여주고 슬라이드에 비친 얼굴이 어떤지를 판단하게 하는 실 험이 있었다. 그 전에 미리 자기 자신의 성격을 묘사하게 두었으며, 그에 의존적 혹은 독립적이라고 하는 차원에서의 코멘트가 들어 있는지 어떤지 를 조사해 두었다.

실험은 두 개의 조건 하에서 행해졌다. 한 가지는 얼굴 표정에 주목하도록 얘기하고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형식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그 얼굴의 인 물이 독립적으로 보이는지 어떤지에 주목하도록 하고 슬라이드를 보여주는 방법이다.

결과를 보면, 독립적 혹은 의존적으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 는 사람은 얼굴 표정에 주목하는 조건보다도 독립적인 사람인지 아닌지에 주목하는 조건 쪽에서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독립적 혹은 의존적이라는 차원에서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경향이 없는 사 람은 2개의 조건 간에 아무런 성적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 지금부터 만 나는 초면의 사람에게 어떠한 질문을 하고 싶은지를 묻는 실험도 있다. 그 전에 미리 각자가 자신을 내향적, 또는 외향적이라고 보고 있는지 어떤지 를 조사해 두었다. 그 결과 자신을 외향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외향적인 성 질에 대한 질문을 많이 고르고, 자신을 내향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내향적 인 성질에 대한 질문을 많이 고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국 자신을 외향적으로 보는 사람은 상대가 외향적인지 어떤지를 마음에 두고 자신을 내향적으로 보는 사람은 상대가 내향적인지 어떤지를 마음에 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실험은 자신을 경력지향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타인에 관해서 경력지향적인지 어떤지에 관계된 정보를 특히 잘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을 어떠한 사람으로 보고 있는가를 알고 싶다 면 그 사람이 평소에 타인을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주목하면 된다.

‘나는 능력이 없다’고 증명할 수 있는가

‘나는 무능하다’라고 분명하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자신의 능력에 자신 없 는 사람, 능력에 관한 화제가 오르면 주눅들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능력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능력이라는 단어에 결국 심각한 반응을 하 기 쉽다. 학창시절에 성적 때문에 혼난 사람이 많은 모양인지 자신의 능력 에 자신을 갖지 못하고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보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능력에 관해 큰 착각을 하고 있다. 도대체 능력이라 는 것은 무엇일까? 정의라든가 복잡한 이야기는 제쳐두고 능력에는 어떤 것 이 있는지를 생각해 본다.

“저 사람은 유능하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세상에는 많이 있다. 시 험 삼아 서점에 나가서 여러 잡지를 펼쳐보면 유능함으로 사람들로부터 주 목받는 사람이 많다는 것, 그것도 다종다양한 사람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 을 알 수 있다.

스포츠잡지에는 이런저런 스포츠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 다.
예술잡지를 보면 그림이나 음악, 사진 등 무엇인가 예술능력이 뛰어난 사람 이 실려 있다. 비즈니스잡지에는 뛰어난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장이 나 앞을 내다보는 능력이 뛰어난 비즈니스맨의 소개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학술지를 보면 여러 학문 영역에서 우수한 연구능력을 자랑하는 사람의 이 야기가 나온다. 패션잡지에는 디자인능력이 뛰어난 사람의 작품을 몸매가 뛰어난 사람이 입고 있는 사진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연예잡지를 보면 화술이 뛰어난 사람이나 사람의 마음을 휘어잡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나온다.

이처럼 한마디로 능력이라고 얘기해도 실은 여러 가지 능력이 있는 것이 다. 더욱이 학창시절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밴 능력에 관한 콤플렉 스는 어떤 근거도 없다.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아도 그것은 학교 공부를 요 령 있게 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스포츠능력이 없는 것, 예술능력이 없는 것, 경영능력이 없는 것, 앞을 내 다보는 능력이 없는 것, 연구능력이 없는 것, 디자인능력이 없는 것, 화술 이 없는 것, 사람을 끌어당기는 능력이 없는 것, 이러한 것이 전부 증명되 지 않는 한 “나는 아무 능력이 없다”라고 잘라 말할 수 없다.

실제로 이러한 모든 방면의 능력이 없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 운 것이다. 증명하려면 먼저 도전해보지 않으면 안 된다. 본격적으로 맞부 딪치기 거북해서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인정될 수 없기 때문이 다. 만약 ‘자신은 능력이 없다’고 믿고 있는 사람은 능력이 아무것도 없 다는 것을 하나하나 증명해 보자.

굳은 결심이 자기를 성장시킨다

능력에 대해 좀더 자세히 생각해 보자. 자신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과 실제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의 관계이다.

능력에 대한 자신감은 무언가를 성공적으로 잘 수행한 경험, 결국 유능함 을 증명한 경험이 반복적으로 쌓여서 몸에 밴 것이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 을 거두어온 사람은 학업능력에 자신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친구가 많고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사이좋게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은 대인관계능력에 자 신을 가지고 있다.

유능함의 증거가 되는 경험을 함으로써 능력에 대한 자신이 생긴다. 확실 히 그런 것이지만 잘 생각해보면 반대방향의 인과관계도 있다. 결국 자신 이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고 그 덕분에 훌륭 한 성과를 올린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논의로서 학업적 자기개념과 학업 성적간의 관계에 ‘기술발달모델’과 ‘자기고양모델’은 서로 대립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기술발달모델이라는 것은 어떤 과목의 공부기술을 몸에 익혀, 좋은 성적을 올림으로써 ‘나는 이 과목을 잘 할 수 있어’라는 바람직한 학업적 자기개 념이 만들어져 간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자기고양모델이라는 것은 ‘나는 이 과목이 자신 있어’라고 하 는 자신을 동반한 학업적 자기개념을 가지는 것이 그 과목의 실제 성적을 향상시키는 것과 연결된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기술발달모델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도 있는 한편 자기고양모델 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도 있어서, 교육심리학의 세계에서는 아직 결 론이 나지 않았다. 좋은 성적을 받았으니 자신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 게 되는 방향도 맞을 것이고 자신이 자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좋은 성적을 얻게 되는 것과 연결된다는 주장도 그럴듯하다. 아마도 양쪽 모두 맞을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자기고양모델이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 성공까지는 아니어도 자기 나름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자신감 있는 자세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자신의 역할과 뛰어난 능력을 발견하고 굳은 결심도 섰으므로 ‘나는 이것 만은 정말 자신 있어’라는 능력적 자기개념을 가질 수 있으면 적극적인 자 세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그 능력이 발휘되면 자신감도 커지는 선순환이 생 긴다.

역으로 말하면 자신감 없는 마음이 소극적인 자세를 만들어 결과적으로 성 공의 기회를 놓치거나 기회를 살리지 못하게 된다. 우선은 자신을 갖고 적 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월간 리크루트 20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