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 가고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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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 가고시마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5.06.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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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 CULTURE : 해외여행 - 가고시마


노천 온천의 색다른 맛과 조선 도공의 숨결이 고스란히…


가고시마 온천은 이브스키 해변의 검은 모래 온천과 사쿠라지마 활화산에 있는 해변 노천 온천으로 일본의 다른 온천과 구별된다. 대부분의 온천이 지열에 의해 뜨거워진 지하수를 이용하는 것인 데 비해 가고시마 온천은 해 변의 검은 모래와 바닷물 속에 몸을 담근 듯한 노천 온천이란 점이 특이하 다.

가고시마 온천지대는 땅 속에서 뜨거운 지열이 올라오는데 지표에서 차가 운 대기와 바닷물을 만나므로 해변 표면의 온도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모래를 약 3㎝ 정도만 파면 뜨거운 기운을 그대로 품고 있어 그 속에 몸을 묻어 온천 효과를 얻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온천 찜질인 것이다.

온천장에서는 안내인이 자리를 정해 모래를 파고 눕기를 권한 다음 몸 위 에 모래를 덮어준다. 약 20분 정도 있으면 뜨거운 지열에 온몸에 땀이 배 어 나오지만 시원한 해풍으로 얼굴엔 그다지 땀이 배지 않는다. 모래 속에 묻혀 있어 약간 답답할 수도 있으나 온천을 마치고 덮은 모래를 털고 나오 면 날아갈 듯 몸이 가벼워진다. 신경통과 관절염에 효능이 탁월하다고 알려 져 있어 노부모님을 모시는 겨울철 효도 관광으로 최고일 듯하다. 온천을 운영하는 호텔에 투숙하지 않고 온천만을 이용할 수도 있다.

한편 사쿠라지마 활화산 해변의 노천 온천은 바다와 맞닿아 있어 매우 운 치 있다. 가고시마를 소개하는 팸플릿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명소인데, 이 온천에 몸을 담그면 마치 뜨거운 바닷물 속에 뛰어든 것 같다. 풀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리조트에서 온천을 즐기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온천을 마치고 사쿠라지마 활화산을 감상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1914년 다이쇼 대폭발 때는 원래 섬이었던 사쿠라지마가 용암을 쏟아내면서 반도 와 연결되어 육지가 되었다고 한다.

활화산 사쿠라지마 중앙부에는 3개의 살아 숨쉬는 봉우리 기타다케 (1,117m), 나카다케(1,060m), 미나미다케(1,040m)가 있다. 이중 화산 활동 이 가장 활발한 곳은 미나미다케. 시커먼 현무암이 주는 장쾌한 미감이 압 도적이다. 조선의 도공 심수관(沈壽官)의 후손이 살고 있어 우리에겐 더욱 친밀감을 주는 가고시마는

온천 외에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다. 가고시마 시립 미술관은 일본의 근대 서양화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많은 예술 작품 을 볼 수 있다. 이 미술관 작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사쓰마야키라는 과거 가고시마 지역의 도자기이다.

이 도자기는 400년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데 현재 이 사쓰마 도자기를 만든 이들은 정유재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예공의 후손들이다. 그 중에 지금까지 15대 심수관으로 연결된 심수관 집안은 일본 도자기 중에서 최고 로 꼽히는 사쓰마 도자기의 꽃을 피워오고 있다.

심수관 가문의 1대조인 심당길은 조선에서 불씨를 가지고 오지 못한 것을 항상 애석하게 생각했으며, 그는 후손에게 고향 남원의 불씨를 가져오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리고 무려 400년의 세월이 흐른 후, 14대 심수관 이 그 유언을 이루는데 이 사실이 매스컴을 통해 우리의 심금을 울린 바 있 다. 현재 14, 15대가 활동 중인 이 가문은 개인사의 곡절을 넘어 조선인의 뛰어난 기술과 장인의 ‘혼’을 느끼게 한다.

가고시마는 ‘카시오 오픈 국제 골프 대회’를 개최할 정도로 훌륭한 골프 장을 갖춘 도시로도 유명하다. 산 중턱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치는 골프장 의 아름다운 코스들은 골프가 지향하는 대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건강과 사 교의 증진을 이루어주는 교과서 같은 곳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계획했던 여행을 미뤄왔다면 대한항공 직항으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고시마에서 일본 온천의 색다른 맛과 자랑스런 조선 도공 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마음 속에 길이 남을 만한 따뜻한 추억 만들기가 될 것이다.

[월간 리크루트 20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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