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우·비즈레쥬메 선임 컨설턴트

하반기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공채가 한창이다. 고유가와 과도한 규제, 내 수시장 침체 등으로 경기의 불투명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기업들의 공채 소식은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소폭이지만, 작년에 비해 채용규 모가 늘어났다는 것도 다행스럽다.

해가 갈수록 기업들의 채용전형은 서류보다 면접을, 스펙(specification) 보다 실력에 그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은 소수이긴 하지만 외환은행, MBC 등 학력, 나이, 외국어 능력 등을 보지 않는 ‘열린 채용’을 하는 기 업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열린 채용에서 공통적으로 중시하 는 부분은 능력과 실력이다.

면접 비중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서류전형의 중요성이 낮아진 듯 보이지 만, 지원자들을 평가할 스펙이 없어지므로 자기소개서에 대한 의존은 더 욱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아닌 지원회사와 직종이 중심이 되어야
여기서 반드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자기소개서를 포함 한 입사서류 작성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작성법이나 작성 팁과 같은 노하우 가 아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입사서류 작성에 임하는 지원자들의 마 음가짐이다.

어느 프로야구 투수가 자신은 공을 던질 때 일투일혼(一投一魂)을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공 하나에 혼을 담아서 던진다는 이야기다. 그는 공 이 아니라 혼을 던졌다는 말이다. 과연 구직자들은 입사 지원을 할 때 그 런 마음으로 지원을 하는가.

박람회나 강의, 컨설팅을 통해 만나게 되는 대다수의 구직자들에게서는 그 러한 사명감과 간절함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근무조건만 좋으면 자신이 하 게 될 일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지원부터 하는 경우가 많 았다.

어차피 직장이란 인생이라는 장기적인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는 수단밖 에는 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러한 마음가짐으로는 작은 문제도 해결 할 수 없으며, 서류 통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제품의 가치는 가격보다 높아야 한다고 한다. 소비자가 상품에서 얻는 가 치는 그가 지불한 가격보다 반드시 커야 한다. 기업의 인사담당자 역시도 자신이 투자한 시간보다 더 많은 가치를 자기소개서 속에서 얻고자 한다. 내가 쓴 자기소개서는 그러한 가치가 있는 자기소개서인지 생각해 보 자.

인사담당자가 시간을 투자한 것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자기소개서 작성 을 위해서는 타깃을 분명히 정하고, 그 타깃을 맞추기 위해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아 부어야 한다.
일투일혼의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대상을 먼저 정하는 것이 순서 이다.

태도가 나의 미래를 결정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타깃이 불분명한 채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때문 에 자신의 얘기만 늘어놓다가 끝을 맺는다. 이런 경우 아무리 문법이나 내 용적으로 훌륭한 자기소개서라고 해도 경쟁력이 없다. 내 인생에서는 중요 하고 놓칠 수 없는 사건이 인사 담당자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지원하는 회사와 일하고자 하는 부서와 관련 없는 개인사의 나열은 호소력이 없다. 그래서 자기소개서는 내가 아닌 지원회사와 직종이 중심 이 되어야 한다.

지원 직종과 회사가 명확해지면,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동원하여 지원 회사에 대한 데이터와 정보를 모아서 회사의 성격과 업무에 적합한 인물 로 자신을 묘사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입사를 위해 마지못해 제출하는 애물단지가 아니라, 나의 미래를 결정짓는 서류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해 작성해야 한다.

결국은 나의 태도가 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나의 태도는 면접 이 아니라 자기소개서 작성하는 순간부터 인사담당자에게 전해진다. 정말 취업하고 싶다면, 마음가짐부터 달리해야 할 것이다.

[월간 리크루트 20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