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 취업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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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 취업수기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06.02.0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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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RECRUITING : 파란만장 취업수기


3개월 후에 전화가 왔다면…


전에 T/O가 나지 않아서 지원서를 제출하고도 입사하지 못해 가슴 졸이며 살았던 구직자입니다. 분당에 위치해 있고, 상장기업이며, 중소기업 치곤 탄탄한 회사이죠. 연봉 2,600만원에 유류대 별도, 퇴직금 별도 등등….

그런데 오늘 전화가 왔습니다.
면접 볼 당시 면접관이고, 설계팀 부장이라는 직함을 밝히더군요.
“오늘 한번 만나 봤으면 하는데 시간이 됩니까?”

직접적으로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저를 입사시켜 주겠다는 분위기였습니 다. 하지만 전 단호히 거절했습니다. 면접 보고 석 달이 지나고 나서 올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조금 기분이 상했습니다. 당장 이직 자리 를 구해야 하는 사람에게 석 달은 정말 긴 시간 아닙니까? 그 회사에 대 해 안 좋은 이미지만 심어주었습니다. 뽑을 인원을 구하기 위해 채용공고 를 냈으면, 회사와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가려서 바로 채용하 든지, 아니면 부가 설명이라도 주든지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직 원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죠.

지금은 여의도 부근에 있는 조그만 외국계 엔지니어 업체에서 합격 통보 를 받고 출근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회사 역시 채용 기간이 석 달 가 까이 걸렸지만, 실무자가 “지금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조금 연기되니 기 다려 달라”고 친절하게 메일을 주셨습니다. 저같이 평범한 구직자를 위 해 회사 내부 사정이 어떠하니 조금만 기다리고, 꼭 필요한 자원이니 조 금 힘들어도 같이 하자는 말들을 해주어 너무 고마웠습니다.

맡게 될 직무는 기술영업과 설계입니다. 앞의 회사보다 업무 강도 면에서 는 더 힘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하지도 않고 결단을 내 린 이유는 “내가 만든 회사라 생각하고, 내가 회사매출을 올려 회사를 살 려보겠다”라는 마인드를 심어주고 기회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구직자에게 깊은 관심을 가져주는 이런 회사라면 여러분도 저처럼 젊음을 바치지 않겠습니까?





이력서·자기소개서를 조금 바꿔보니


지난번 회사에서 고용주와 임금협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아서 아직 젊다 는 이유로 회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여기 말고 다닐 곳이 없을까, 경 력도 있고 나이도 젊은데….’ 이런저런 자신감을 가지고 박차고 나왔지 만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건을 보고서 이력서를 냈습니다. 임 금, 복리후생, 회사규모 등 여러 조건을 따졌지만 현실은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판이했습니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 은 상상도 못했지요.

여러 곳에 이력서를 내던 중 한 회사에서 면접을 보라고 연락이 왔습니 다. 기쁜 마음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글쎄 터무니없는 임금을 제시하는 게 아니겠어요? 처음에 제시했던 임금은 남자기준이고 여자인 저에게는 그 만큼 못 준다고 합니다. 아직도 남녀차별을 그런 식으로 두다니! 그래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스펙은 이것저것 다 따지면서 여자라는 이유 로 임금이 차이가 난다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이야기입니까? 정말 화가 났 습니다.

그러던 중 미용전문학원에서 학생관리직을 구한다고 해서 면접을 보러 갔 습니다. 집에서 거리도 무척 가까웠고, 면접도 잘 봤습니다. 면접을 봤다 기보다는 편하게 대화를 했다는 표현에 가까울 정도였습니다. 즐겁게 즐기 며 일하는 사람을 구한다고 하는데 처음 해보는 일이고 무척 재미있을 것 같아서 바로 출근하게 되었지요. 임금은 보통 회사원과 비슷하다고 하기 에 안심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확실히 알아보고 가지 않은 제 실수였죠. 완전히 영업이었습니다. 전화상담을 통해 학생들을 등록시키 면 그 등록금의 20%를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한 달 내내 한 명도 등록시키 지 못하면 월급이 없는, 그러니 기본급도 없는 회사더란 말입니다. 또 어 이가 없습니다. 결국 2주 근무 후 그만 뒀습니다. 일을 하고도 돈을 받을 수 없다는 게 도무지 용납이 가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취업이 안 될까 고민을 하다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다시 작성하기로 마음먹고 여기저기 좋은 예문을 찾아 헤 맸습니다. 그러던 중 여러 예문을 참고하며 자기소개서를 새롭게 작성해 서 이력서를 내 보았죠. 서너 곳에 이력서를 냈는데 두 곳에서 면접을 보 러 오라고 하더군요. 역시 자기소개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었어요. 면접 후 결국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를 무척 반갑게 맞아주셨습니 다. 남자들밖에 없는 회사여서 남자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찾 고 있었는데 자기소개서를 보니 회사에서 원하던 사람이 저라면서 웃으셨 습니다. 얼마나 뿌듯했는지요. 글을 조금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 대우가 달 라지다니….

그래서 100여 일의 백조생활을 접었습니다. 출근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 네요. 직원 분들도 모두 재미있고 절 챙겨 주십니다. 낮에는 다들 현장에 나가셔서 사무실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조금 심심하기는 하지만 그래 도 만족스러워요.

아직 취업 못하신 분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자기를 최대한 표현해야 됩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만 봐도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표현해 보세요. 그리고 이곳저곳에 나와 있는 예문도 꼼꼼 히 읽어 보시고요. 몇 가지 유형을 만들어 두세요. 분명 좋은 소식이 있 을 겁니다!

청년실업이라는 단어가 없어지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월간 리크루트 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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