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회복세의 경기

2005년은 점차 경기회복이 진행되면서도 체감경기는 아직 썰렁한 한 해였 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청 조사인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생산 소비지표가 호전 되어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고, 부정적인 측면 으로 설비투자가 뒷걸음치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 에서도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이런 경기 양극화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 취업자 수의 증가세도 눈에 띄게 개선되지 않았고 실업률도 예상했던 것만큼 좋아지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최근 경기 회복세에 대한 외부환경 영향 평가도 경기 회복에 그리 바 람직하진 않다. 유가의 고공행진과 함께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성장 이 다소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과 소비 회복에 일조했던 증시가 조정 국면에 있다는 점도 경기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투자 의 부진은 성장잠재력과 함께 채용시장의 활성화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 는 실정이다.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채용시장

이런 점진적이고 불안한 회복세를 보이는 경기회복세를 좀 더 자세히 들여 다보면, 성장세가 컸던 업종 분야와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업종 분야 로 양극화되는 상황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또한 대체로 중소기업보다 일 부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주를 이뤘다고 보인다.

먼저 올해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던 분야는 전기, 전자, 정보통신, 금 융, 유통분야로 상대적으로 투자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런 투자는 경기를 활성화하는 방향 전환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고 또한 투자의 확대를 통해 채용시장에서도 긍정적 신호로 나타났다.

성장세가 둔화됐던 업종 분야로는 제조, 제약, 석유화학 등이었는데, 이 부문의 경기가 다소 위축되어 지난해보다 채용이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 다. 역시 성장이 둔화된 업종은 채용시장에서도 이런 경기를 반영해 인력 채용에서도 하향세를 유지했다.

이런 경기 양극화에 따라 채용시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원자들의 희 비가 엇갈린 한 해였다. 이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규인력의 채용을 자제 하는 분위기에서 일부 성장 일로의 대기업이 채용의 증가를 주도하는 양상 으로 나타났다고 보인다.

또한 이는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데 따른 신규 인력의 수요가 그만큼 늘어 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며 실제로 설비투자를 서서히 늘릴 계획이 있 는 기업들이 증가했다는 데 그 이유가 있다.

그리고 청년실업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감과 우수 인재 확보에 대한 열의도 채용규모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체로 지금까지 기업들은 수시채용의 형태로 필요한 인력을 그때 그때 조달하는 형식을 취해 왔으 나, 올해는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공개채용 형식의 채용을 시행한 것이 특징이었다.

이런 방식의 변화는 2005년 하반기에 경력사원보다 신입사원들의 채용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증거이며, 내년 상반기에도 신입사원 위주의 채 용비중이 다소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의 전문성 및 다양성 중시와 함께
자신의 눈높이 조절 필요

이런 시장 상황에서 전기, 전자, IT, 정보통신, 금융 채용시장에서는 전문 인력에 대한 선호현상이 뚜렷해 경영학석사 및 공학분야 석사급 이상의 연 구개발 인력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국제적인 감각과 전문성을 지닌 신입사원을 선호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개별기업 단위에서는 이런 채용시장의 변화에 입각해 각 기업조직의 특성에 맞는 인재를 다양한 채용방식으로 선발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도 눈 에 띈다.

이는 우선 전공시험을 강화하면서 전공구술면접, 필답시험, 실기시험 등 을 실시하는 기업도 생겼으며, 금융권 위주로 토익 시험의 변별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서류전형에서 어학성적을 폐지하고 심층면접을 강화하는 기업, 지방의 사업장에 위치한 지방대학을 우대하는 기업도 등장했다는 점 이 채용에서 다양성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05년 채용시장의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자신의 전공과 해당기업 업종의 채용시장의 요구가 서로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아직 도 많은 구직자들이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전공에 맞는 전문성 을 확보하면서 다소 눈높이를 조절해 중소기업의 채용시장에도 관심을 보 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간 리크루트 20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