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초월? 아직은 스펙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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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초월? 아직은 스펙유지~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4.06.19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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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취업전략

정부의 스펙초월 채용문화 흐름에 맞추어 이번 상반기 채용에서 몇몇 공기업들이 스펙을 배제한 채용을 실시했다. 앞으로 계속 스펙초월을 적용하는 기업이 많아지긴 하겠지만 여전히 공기업 취업은 다른 기업 취업에 비해 준비해야 하는 스펙이 높다는 것이 대부분의 구직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현실이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이 시점에서, 각 채용 단계별로 구직자들은 어떤 전략으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공기업 취업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합격스펙이다. 서류전형 통과가 워낙 어렵다 보니 좋은 대학과 높은 학점, 만점에 가까운 토익점수 등 3박자는 기본이고, 자격증과 활발한 대외활동 등을 통해 가산점 등의 점수를 확보하기 위한 스펙전쟁이 펼쳐진다. 서류전형을 통과한다고 하더라도 다시 또 전공시험이나 인적성검사를 통과해야만 면접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이상의 시간을 취업준비생으로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성공적인 취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300개가 넘는 공기업, 공기관들의 채용 프로세스와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나 요즘같이 스펙초월의 바람이 서서히 불어오는 시점에서는 이 바람을 완전히 타고 있는 기업과 기존의 틀을 유지한 상태에서 살짝만 탄 기업, 아직 적용단계까지 가지 못한 기업이 어디인지를 알고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력서에서 자신이 불리한 요소를 빼도록하는 기업이 어디인지, 전공시험의 난이도나 논술 여부 등도 기업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STEP 1 카페 커뮤니티, 박람회 통한 사전 정보 얻어야!
공기업 입사의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정하고, 세부적인 채용 프로세스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구직자들이 가장 선호는 공기업의 순위는 발전사, 일반 공사, 규모있는 공단, 협회 등인데, 같은 발전사 분야에 있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채용 요소들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최신 채용 공고를 바로바로 알아봐 두는 것이 유리하다.
합숙면접을 하는 남부발전, 논술을 보는 한수원, 문제 어렵기로 유명한 도로공사, 숫자 문제가 많이 나온다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각 기업별 채용 특징을 잘 파악해 둔다면 성공 취업을 확률을 상당히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가장 정확하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곳이 매년 10월~11월에 열리는‘공공기관 채용박람회’이다.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열리는 이 박람회에는 다음해의 채용 규모와 프로세스가 책자로 제공되고, 실제 기업별 부스에서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설명과 면접을 진행하기 때문에 구직자들은 실질적인 정보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
공기업 준비를 한다고 하면서 다음카페‘공준모’를 모른다면 간첩이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로, 그 곳에 가입하면 그 안에서 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스터디 회원들도 만날 수 있다.

STEP2 서류에서의 스펙, 여전히 중요!
공기업의 서류전형은 그 문턱이 높기로 유명하다. 물론 최근 스펙초월 채용 적용으로 이력서에 어학점수나 기타 자격증을 쓰지 못하게 하는 기업이 생기고는 있지만, 비율로는 아직 미비하다. 실제 공기업에 입사한 많은 신입사원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스펙(학점, 어학점수, 자격증)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고, 실제 입사한 사원들의 스펙을 보면 오히려 스펙초월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올해 초 공기업에 입사한 K씨는“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공기업의 서류 전형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사무직 기준으로, 토익 950이상, 한국사 자격증, 정보처리기사 또는 컴활1급, 토익스피킹 7급 이상은 되어야한다”며“스펙을 초월해서 뽑히기를 원한다면 모든 사람이 준비하는 요소들을 합친 것보다 훨씬 더 값어치 있고, 강점이 될 수 있는 자신만의 무기가 있어야 하는데, 정말 소수를 제외하고는 그게 더 어려운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자소서에 대해서는“실제 서류 통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면서“자소서는 서류전형보다는 실제 면접까지 갔을 때에 면접에서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자소서 작성 tip
􄤎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을 찾아 자신의 경험과 연결 짓는다. 예를 들어 인재상이 열정, 글로벌, 도전이라면 이러한 단어를 직접 적거나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이 했던 경험 중에서 이런 부분을 보여 줄 수 있는 경험을 찾아 자신이 어떤 열정과 도전정신을 가졌는지를 은근히 어필해야 한다.
􄤎 많은 구직자들이 자소서에‘자기소개’에 대한 내용만을 적는다. 기업이 세부 항목을 정해놓는 경우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업무계획 및 포부, 동기 등의 칸에는 추상적인 단어의 나열보다는 기업에 해당하는 분야나 사업에 대한 분석의 내용을 적는 것이 좋다. 삼성경제연구소나 LG경제연구소 등의 사이트를 참고해서 자료를 찾고, 해당 산업 분야의 트렌드나 이슈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는다면, 면접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그 내용의 전문성은 떨어지겠지만 얼마나 기업에 관심을 갖고 준비해왔는지의 자세를 보여줄 수 있는 자료가 된다.

STEP3. 서류에서 스펙초월하면, 시험으로 넘어간다?
서류에서 스펙의 요소가 간소화될수록 그만큼 지원자를 걸러내야 하는 필터 장치가 필요하게 되는데, 이를 위한 대표적인 방안이 인적성검사나 전공, 필기시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곧 인적성이나 전공, 필기시험의 난이도나 경쟁률이 점점 더 높아질 가능성을 예상케 한다.
올해 한수원은 전공시험을 보던 기존 채용방식에서 탈피해 한수원 고유의 창의·융합 인재 선발을 위한 직무역량검사(가칭 KAT)를 개발하고, 전공시험 전형과 직무역량검사 전형으로 구분해 응시자들이 응시전형을 선택하도록 했다. 중부발전도 지난해 하반기 신입직원 공개 채용에서 정보통신·토목·건축직군의 경우 단순한 지식측정을 탈피하기 위해 별도의 필기시험 없이 직무능력 평가와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했다. 남부발전 역시 회사가 요구하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2단계로 구분해 1차에서는 전공과
한국사를 시험과목으로 채택했고, 2차에서는 KOSPO직무적합성평가(K-JAT)와 영어를 시험과목으로 채택했다.
과목별로 살펴보면, 행정학이나 금융, 법학은 행정고시, 회계사, 사법고시 등을 준비하다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난위도가 높고 웬만큼 준비해서는 손대기 힘든 수준의 문제가 많다. 다시 말해‘그들만의 리그’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공기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응시하는 과목이 경영·경제이고, 실제 기업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선발하는 분야도 이 분야이다. 경영·경제의 경우 회계사1차 시험 정도의 수준으로 이 중 자신이 공부해야 하는 과목을 선택해 인터넷 강의를 함께 수강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기업별로 살펴보면 인적성만 보는 곳도 있고, 인적성과 전공시험을 함께 보는 곳도 있는데. 이러한 요소들도 사전에 미리 정보를 찾아서 자신이 취업이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나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하는 것이 좋다.

point
􄤎 보통 인적성문제와 상식문제가 같이 있는 책 5~6권 정도를 2회독하거나 1~2권을 5회 이상 공부한다.
􄤎 전공시험은 경영학의 경우 보통 회계원리, 중급회계, 재무관리 등 CPA 1차 수준으로 2~3회독 공부하며, 독학과 스터디를 병행한다. 다음카페 공준모에서 기관별 필기후기 보면서 자신의 수준을 체크해가며 공부하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시험유형이 비슷한 기업군을 타겟으로 공부하는 것이 합격률을 높일 수 있다.

STEP4. 전문성 부족하지만, “준비했다!”보여줘야
공기업 면접은 독특한 몇 군데의 면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PT면접, 실무진 면접으로 진행된다. PT면접이나 실무진 면접이나 전공과 관련된 주제가 많기 때문에 대충 현장에서 말로 때우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갔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특히, 자소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질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면접에서의 질문까지 예상해서 작성하는 것이 좋다.
과거 기업에서 출제되었던 PT주제나 면접 질문 등은 커뮤니티를 통해 자료를 구할 수 있으니 이를 참고해서 예상질문을 정리해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면접 point #1
면접관이 질문을 했을 때,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질문의 의도를 빨리 파악해야 한다.
면접에서 질문을 받았을 때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좋지만, 질문한 사람의 의도를 무시한 채 솔직한 것은 탈락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업 분야의 트렌드나 이슈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면접관은 지원자가 얼마나 산업에 관심이 있느냐의 요소를 파악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신입사원으로서 열심히 알아보고자 하는 노력의 모습을 보기 위함도 있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해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너무 자신있게 모른다고 대답하기보다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 한 가지라도 이야기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면접 point #2
모든 답변은 두괄식 답변이 좋다.
면접 현장은 시간이 여유로운 곳이 아니고, 대부분 다른 지원자들과 함께 면접을 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항상 논지를 먼저 말하고, 그에 대한 이유를 덧붙이는 형식으로 답변하는 것이 좋다. 면접관들도 지원자의 답변을 주구장창 기다려 줄 수는 없기 때문에 두괄식 답변은 정확하고 논리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면접 point #3
너무 떨어도 안 되지만, 너무 안 떨어도 안 된다.
아이러니 한 말이지만 사실이다. 면접장에서 긴장하고 떠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너무 떨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조차 못하거나 준비해 간 것의 1/10도 못 보여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반대로 워낙 많은 구직자들이 모의면접을 통해 철저한 준비를 하다보니 면접장에서 아주 작은 긴장 조차도 하지 않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한 인사담당자는 “상황에 따라 다를 수는 있지만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너무나 완벽하게 PT를 하는 경우, 오히려 너무 준비된 모습 때문에 포장된 모습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며“신입사원에게 바라는 것은 완벽함이나 전문성보다는 진솔함과 열정”이라고 말했다.


구직자 여담(餘談)
“구직자를 위한 정책에 구직자 배려 없어”
“출신 지역 인재 채용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 실효성도 있어 보이지만 균형과 평등을 이유로 지방대학 인재를 채용한다는 건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태어나서 평생을 부산에서 살다가 대학을 서울 소재에 있는 곳으로 온 경우에, 사실 그 사람이 자라면서 부산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이 큰데 단순히 대학을 서울에서 나왔다는 이유로 해당이 안 되는 것도 이상하고, 반대로 지방대 나온 사람을 우대해서 뽑는 것 자체가 오류가 있다고 봅니다. 지방대학을 간 것이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성적대로 선택해서 간 건데, 졸업할 때가 되니까 균형을 위해 지방대생에게 이점을 준다는 건 오히려 균형이 어긋난 것 아닐까요?”(공사 직원 M씨)
“정부가 스펙초월 채용을 외치니까 가장 먼저 적용 대상이 되는 공기업에서 내 놓은 것이 이력서의 스펙란 제거입니다. 이제 막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상관없겠지만, 전부터 준비해 온 구직자들은 벙~ 찌는 거죠. 정책이 바뀌고 이를 적용하더라도 여유있게 기간을 두고, 적용해야 하는데 잘보이기식 정책 적용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구직자 L씨)
“스펙초월을 이유로 여러 가지 창의적으로 획기적인 채용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그런 방법들이 과거의 채용보다 더 효율적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제도인지에 의문이 생기네요.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최근에 UCC제작을 과제로 내서 지원자들의 창의성과 재치를 평가했다고 하는데, 그것도 좋은 재능이긴 하지만 이런 부분이 회사가 원하는 인재와 얼마나 매칭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오히려 미디어 편집능력이나 기획같은 부분까지도 취업 준비의 일환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막상 업무와 관련해서는 전공시험이 가장 밀접한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고요.”(구직자 K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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