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책상에서 공부할 시간에 더 특색 있는 활동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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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게 책상에서 공부할 시간에 더 특색 있는 활동을 하라!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6.08.2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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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대 출신 신입사원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 1

교수님이 학점이 4.3인 학생도 취업이 안 되는 게 현실이라며 진심어린 걱정을 해줄 때도, 친구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토익 공부에 집중하고 있을 때도 조형석 씨는 학교 밖으로 나가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고, 창업을 해보고, 보고 싶은 전시회에도 가고, 이것 저것 하고 싶은 일을 했다. 그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당당했고 무슨 일을 하든 자기 주관이 뚜렷했다. 토익은 제대로 된 영어 공부가 아니라고 생각해 회화 실력을 쌓았고 모두가 서류조차 통과되지 못할 거라고 단언했던 SK케미칼 바이킹 챌린지에 도전해, 입사에는 실패했지만 최종면접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대기업 D사, 그것도 전공과 관련 없었던 직무에 최종 합격해 신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올해 2월 전북대학교를 졸업하고 동시에 바로 D사 경영기획팀에 입사하였습니다. 현재는 글로벌사업개발팀으로 소속되어 현업에서 신규 사업을 위한 자료조사와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Q. 졸업 후 바로 대기업 정규직 사원으로 취업하셨어요. 스펙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궁금합니다.
원래 저는 해외영업직으로 지원했는데 해외영업에 지원했을 당시 제 스펙은 높지 않은 학점, 무토익, 1년 창업 경험, 장난감 가게 아르바이트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이력서에 쓸 만한 내용은 많이 없었어요. 대신 자기소개서에 쓸 콘텐츠는 정말 많았습니다. 토익 점수는 없지만 외국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면서 쌓은 회화 실력과 토익 스피킹 점수가 있었고, 학교 밖에서 했던 활동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걸 기업에서 원하는 역량과 인재상과 잘 엮어서 자기소개서에 녹여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대단한 스펙을 갖고 있진 않았지만 남다른 스펙을 갖고 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남다른 스토리로 합격하셨네요. 당시 경쟁자였던 지원자들의 스펙은 어느 정도였나요?
최종면접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봤는데 다들 정말 소위 말하는 고스펙자들이더라고요. 버클리대, 북경대, 서울대 등 명문대 출신에다가 해외 어학연수는 1년 이상이 기본이었어요.  ‘나는 어느 지역에서 몇 년을 살다왔네’식의 지원자들 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아, 나는 떨어졌구나’라는 생각이 바로 들더라고요(웃음). 저는 토익점수도 없고 해외어학연수는 물론 직무 관련 인턴 경험도 없었어요. 심지어 전공도 신소재공학과를 나왔는데 직무는 석유화학 해외영업이어서 아무 관련이 없었으니까요.

Q. 본인이 최종합격하게 된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학벌이나 스펙에서 경쟁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자기만의 특색 있는 색깔을 드러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어느 조직에 들어가더라도 사람들과 잘 어울려서 일할 수 있는 밝고 유연한 성격과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가졌다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 ‘전공이 맞지 않는 점’이 오히려 저를 다른 지원자들 사이에서 부각시킬 수 있었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저는 이 점을 오히려 저의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면접에서 받을 수 있는 질문에 잘 대비한 것이죠. 실제로 전공과 맞지 않다는 이유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제가 논리적인 대답을 함으로써 면접관들에게 오히려 더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가령 석유화학 종합상사에서 전공 관련 질문을 했을 때“오늘날 석유화학제품은commodity trap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신소재 공학도로서 전자재료나 탄소소재처럼 고부가가치의 특수소재에서 만큼은 저만의 분야, 저만의 item을 지닌 트레이더가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영어 면접의 경우는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더 수월했던 것 같아요. 갑작스러운 돌발 질문에 대해 저 말고 다른 지원자들은 제대로 대답조차 하지 못했거든요. 아무리 영어실력이 뛰어나도 예상치 못한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한 영어 자기소개만 하더라도 다른 모든 지원자들이 My name is라고 시작할 때, 저는 스티븐 스필버그를 언급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렸습니다. 이런 건 절대 사전에 준비하지 않으면 실전에서 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Q. 지방대라는 학벌에 대한 차별을 걱정해보진 않았는지요?
사실 신입생 당시 저는 세상 물정을 몰랐기에 아무런 걱정이 없었습니다. 졸업하고 취업을 못하고 있는 선배들을 보면 이해가 되질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1학년 한 학기를 보내다가 대기업을 다닌다는 졸업 동문선배 한 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학과에서 특별히 취업에 대한 조언을 신입생들에게 해주라고 요청을 한 것 같았어요. 그런데 후배들을 모아놓고 하는 말이 “모 기업은 sky아니면 지방대생을 뽑지 않는다. 입사원서 넣을 시도조차 하지 마라”라는 절망적인 얘기만 쏟아 부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정말로 들어가고 싶다면 학점을 무식하게 높여라”라고만 했어요. 물론 2009년도였던 당시 상황에선 맞는 말이었을 겁니다. 그때부터 슬슬 지방대 차별에 대한 취업걱정이 되기 시작했고 허송세월을 보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이후 어떤 대학생활을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당시 캠퍼스 라이프에 심취해 있던 터라 도서관에 처박혀 학점괴물이 되긴 싫었고 무언가 생산적인 활동, 내가 하고 싶은 활동들을 하면서 저만의 스토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는 도중 해외인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인턴 공고를 하진 않지만 관심 있는 기업들 홈페이지에 들어가 자기소개서 양식을 다운받아 보기 시작했어요. 1학년 때부터 그렇게 자소서 양식을 보다보니, 이력서에 어떤 내용들이 담겼으면 좋겠는지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었고 이런 것이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보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전공을 살리면서 특별한 활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내 실험 연구실에서 일해보기도 했어요. 제가 제품디자인 쪽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전시회도 많이 보러 다녔습니다. 1년 간 친구와 창업도 해보았고요. 딱히 취업준비를 위한 활동은 하나도 없었어요. 왜냐면 저는 4학년 1학년 때까지는 제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대학생이라는 신분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활동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저는 정말 재밌게 대학생활을 보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졸업을 하기 싫었어요. 배낭여행도 더 가보고 싶었고 더 많은 사람들을 사귀고 싶었거든요. 그리고 무슨 행사가 있다거나 제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어떤 이벤트가 있는 경우면 학교 수업을 빠지면서까지 참여했어요. 
 

조형석 씨가 꼽은 핵심 POINT!

학벌에 대한 차별을 걱정하는 것은 현재 취업시장에서 무의미합니다.  학교 밖 주변 사람들, 수도권 학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 보게 된다면 그동안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지방은 취업준비 시스템이 많이 미비한 상태입니다. 자신이 처한 열학한 환경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전략을 세워 취업준비를 해나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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