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열정적인가?
상태바
당신은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얼마나 열정적인가?
  • 권민정 기자
  • 승인 2016.08.24 18: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방대 출신 신입사원 선배가 들려주는 이야기 2

500점이라는 토익 점수를 받아들고 박진현 씨는 고민에 빠졌다. ‘과연 이 공부가 내가 하고 싶은 직무에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제약업에서 일하고 싶었던 그는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아무것도 없이 영어만 붙잡고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리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그가 한 것은 업계와 직무에 열정을 다하기였다. 그는 신문 스크랩과 제약 관련 자료를 모았고 약국에서 약을 하나씩 사면서 약품 공부를 시작했다. 제약회사 인사팀을 만나려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바이오잡페어에 참석했다. 몇 주에 걸쳐 만든 포트폴리오를 들고서 약사와 의사를 만나러 다니기도 했다. 찾아간 약국과 병원만 수십 군데가 넘었고 퇴짜를 맞은 곳 또한 수십 곳이 넘었다. 현재 원하는 제약회사에 입사해 신입 교육을 받고 있는 박진현 씨는 본인이 지방대라는 것에 신경쓰기보다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원하는 직무에 도움이 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Q.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에 위치한 제약사의 영업부에 입사하여 현재 신입사원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2009년에 한국해양대학교(부산)에 입학했고 두 번의 휴학과 한 번의 졸업 유보로 현재 졸업시기는 2016년 8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Q. 제약업에 관심을 갖고 취업준비를 한 것은 언제였나요?
마케팅 관련 대외활동을 하며 흥미를 느껴 처음에는 마케팅 직무로 목표를 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면접 한 번 보지 못한 채 2015년 하반기를 마쳐야 했어요. 하반기를 마치고 그동안 지원한 30군데의 기업을 살펴봤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화학, SPC, 이랜드, CJ푸드빌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직무에 무작정 지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같은 마케팅 직무라도 사업 분야에 따라 하는 일이 다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후, 한 주 동안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했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제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고, 고등학교 때부터 흥미로워 했던 생명공학 분야를 살린 제약 마케팅을 하면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또한 마케팅을 하기 위해서는 영업을 통해 현장을 경험해야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약 영업을 목표로 하여 하나 하나씩, 정말 열정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Q. ‘열정을 다한 취업준비’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먼저 토익 점수와 학점, 그 외 자격증 같은 스펙을 내려놨어요. 생각해보니까 제약영업과 그런 공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겠더라고요. 저는 오로지 업계와 직무에 집중했습니다. 크게 4가지 활동을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매일 종이 신문을 한 부씩 읽으며 신문 스크랩을 했어요. 중요한 기사를 뽑아 스크랩하고 나름대로 저의 생각을 기록했죠. 신문 스크랩은 인적성 시험과 토론면접, PT면접에서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제약 관련 자료는 다른 공책에 따로 스크랩했어요. 이렇게 하니까 제약 업계의 현재와 미래의 흐름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약품 공부입니다. 제약 영업을 위해서는 다른 것보다 약품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해 약국에서 직접 약을 하나씩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약품 성분뿐 아니라 포장, 크기, 디자인 같은 자세한 사항까지 공부했어요. 그리고 네 번째는 제약 영업사원 및 약사와 의사를 만나러 다녔습니다.

Q. 직접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을 때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워낙 다양한 일들이 있어서 일일이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몇 가지만 말해 볼게요. 제약 영업사원을 만나고, 업계 인사담당자를 만나기 위해 몇 주에 걸쳐 만든 포트폴리오를 들고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렸던 바이오잡페어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그때 한국MSD, 동화약품, 셀트리온 등 다양한 제약회사의 인사부에 계신 분들과 대화를 했고 제약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기업은 제 포트폴리오를 직접 가져가서 검토하기도 했어요.
병원은 갈 때마다 거의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그래서 의사를 통해 알고 싶은 정보가 있는데 병원이 바쁘다면 손님이 되어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바쁘다고 손사래 치며 나가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럴 때는 그냥 나왔어요. 바로 옆에 또 다른 병원이나 약국에 가면 되니까요.

Q. 취업준비 시 학력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지방대학이라고 해서 불리하다거나 불이익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지방대학이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기업에서는 출신 지역이 아닌 곳에 발령 받아 심적으로 힘들어서 이직하는 사례가 아주 많기 때문에, 지사를 둔 기업체는 서울 및 경기권 구직자들을 채용해서 지방으로 발령시키는 것보다 각 지역 출신의 사람들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었거든요. 그래서 부산에 지사를 둔 기업체에 지원 지역에 부산으로 도전한다면 더 승산이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Q. 힘들었을 때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지방대학생으로서 ‘정보 부족’에 대한 부분이 가장 힘들었어요. 취업박람회나 행사는 대부분 서울에서 진행합니다. 그래서 방문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서울까지 직접 찾아가야만 했습니다. 이것을 위해 평일 학교수업을 결석한 적도 많아요. 그나마 저는 부산에서 구직활동을 했기에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취업 컨설팅이 많은 편이었습니다만 가까운 광역시인 울산은 우리 학교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Q. 현재 근무하고 계신 곳의 동기들의 출신 대학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우리 회사는 약 7 : 3 (지방 : 서울)입니다. 출신 지역의 구직자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어 부산지역이면 부산지역의 사람들을 많이 뽑으려 합니다. 그래서 앞에서 잠시 말씀 드렸던 지역에 대한 선호도를 또 한 번 느꼈습니다. 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