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회사 다니던 동네아저씨, 인생 제2의 서막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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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건설회사 다니던 동네아저씨, 인생 제2의 서막 열다!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6.23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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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크리에이터 빨강도깨비(본명 김학)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던 동네아저씨(?)가 돌연 회사를 그만두고 영화 크리에이터 빨강도깨비(본명 김학)로 직업을 전향한 사연이 궁금해졌다. 40대 중반의 나이, 두 자녀를 둔 가장인 김학 씨는 사실 갑작스레 크리에이터로 직업을 전향한 케이스는 아니다. 건설회사 해외사업팀에서 근무하던 그는 해외 출장이 많았고, 기내에서는 대부분 영화를 감상했다. 그는 단순히 영화를 보고 넘기기가 아쉬워 블로그에 영화 리뷰 혹은 감상평을 남기는 일을 시작했다. 그렇게 취미였던 블로그 포스팅이 크리에이터로 전향하는 시초가 되었다.

잦은 출장의 유일한 樂은 ‘영화’
지난 10년 동안 건설회사 해외사업팀에서 근무했던 그는 업무 특성상 비행기탈 일이 많았다. 오랜 시간을 기내에서 보내야 했기에 주로 영화를 봤다.
“출장 중 유일한 낙은 영화를 보는 일이었어요.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에는 영화 관련 블로그를 운영했고요. 그동안 봐온 영화를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쉽더라고요. 그런데 넋두리처럼 시작한 블로그가 빠른 시간 안에 커졌어요. 당시 블로그를 운영할 때만 해도 영화 관련 포스팅은 영화 소개나 리뷰하는 것이 전부였죠. 그런데 저는 리뷰와 소개보다는 영화 뒷얘기에 대한 이야기들로 포스팅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출장을 많이 가기 때문에 거기서 얻은 정보들이 블로그 포스팅하는 데 도움이 되었죠. 이런 차별성 때문에 성장도 빨랐던 것 같습니다.”
1세대 크리에이터들이 준비과정 없이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면 빨강도깨비는 처음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한 케이스다. 그의 남다른 기획력 덕분이었을까. 블로그를 시작한 지얼마 되지 않아 블로그 방문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네이버측에서도 연락이 왔다.
하지만 그는 블로그 포스팅도 즐거운 작업이지만 영화라는 소재는 눈으로 보는 재미와 귀로 듣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15년에 개봉한 어벤저스 2편을 보고 나서 마블 시리즈를 다 챙겨봤어요. 그리고 마블 세계관을 A4 10장에 정리했죠. 당연히 몇 날 며칠을 꼬박 새가면서 썼어요. 그런데 써놓고 보니 지루하더라고요.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보게 됐어요. 제가 A4 10장에 써놓은 이야기를 누군가 단 8분짜리 영상으로 만들어 놓은겁니다. 그때 큰 충격을 받았죠(웃음). ‘영상의 힘’을 알았던 겁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렇게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는 게 바로 영상이구나. 그래서 그때
이후로 무작정 인터넷을 통해서 영상 제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영화 크리에이터는 대략 50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 중 활발하게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는 빨강도깨비를 포함하여 20여 명 정도. 블로그로 나름 빨리 성장했지만 그는 블로그가 아닌 유튜브를 선택했다.
“블로그는 수익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아요. 처음 유뷰트에올린 영상이 블로그 안에서는 성장할 수 없는 구 조였어요. 블로그는 키워드가 있어야지만 검색이 가능하고 관련 포스팅들을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에 처음 올린 영상 제목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캐릭터 TOP7’이었어요. 그런데 네이버에서는 이렇게 정확한 워딩을 검색하지 않는 한 제 영상을 알리기 어려운 구조인 거죠.”

▲ 영화 크리에이터 빨강도깨비(본명 김학) [사진 : 트레져헌터]

영화 크리에이터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하루 광고 수익이 80만 원을 웃돌았을 때 그는 사고의 전환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 ‘캡틴 아메리 카 : 시빌 워’가 상영되고 난 뒤, 흥행한 영화를 영상 콘텐츠로 만들면 대중들의 관심 밖일 뿐만 아니라 뒷북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흥행한 영상을 눌러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자신만의 콘텐츠로 새롭게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영화의 진정한 가치는 영화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영화라는 소재와 거기에 저만의 기획력을 접목시켜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영화 리뷰 중심으로 채널을 운영하면 시류를 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시류를 타는 영화들을 올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유튜브 관련 강의도 한다는 그는 1인 미디어 산업 전망에 대해 매우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네아저씨가 지금처럼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얼마나 성공한 겁니까(하하). 이전 블로그 포스팅도 나름 재밌던 작업이었지만 사실 텍스트로만 콘텐츠를 만드는 데는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지 유튜브를 시청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조건이 이제는 갖춰진 것이죠. 앞으로 버퍼링 없는 데이터가 상용화되면 영상 소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1인 미디어 산업은 굉장히 밝다고 생각합니다.”

‘전략적 접근 방식’있다면 도전해 볼만한 직업!
한때 그는 영화 크리에이터를 하고 싶다는 이들을 직접 찾아가 조언도 하고 열혈 지지도 해줬다. 하지만 막상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영화 크리에이터로 크게 성장하지 못하자 그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추천하지만 추천할 때 ‘전략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둘 때 유튜브에서 1년 동안 수익이 나지 않을 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지고 시작했어요. 1년 치 연봉을 대출받아 시작했죠. 다행히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잘 풀려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지만요. 만약에 이런 준비 없이 덜컥 시작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겁니다. 크리에이터를 하시려면 계획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분명하게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걸 포기하고 무엇을 쟁취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합니다. 이런 접근 방식 없이 무턱대고 시작한다면 크게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유튜브에서 ‘꾸준함’이 크리에이터의 미덕이라 말하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거 같아요. 신규 크리에이터가 성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조회수 1만 건짜리 100개 올리는 것보다 100만 건짜리 영상 1개 올리는 것이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업로드에 너무 구애받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안정적인 직장에서 걸어 나와 영화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있는 그는 ‘인생에서 주저 없이 결정 내렸던 게 크리에이터’였다고 말했다. 자신은 40대 중반의 나이에 시작했지만, 좀 더 젊은 나이에 전략을 가지고 크리에이터 직업에 뛰어든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조언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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