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paring The Coffee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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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paring The Coffee Party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1.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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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교수의 커피이야기

왜 사람들은 빈티지에 열광하는 것일까? vintage는 풍작의 해에 만들어진 명품 연호가 붙은 정선된 와인을 가리키는 말로, 라틴어인 vinum(=wine)demere(=take off)가 합쳐진 말이다. , 와인 애호가들은 1982년이 금세기 최고의 빈티지라는 식으로, 특정 해에 생산된 특정 와인을 지칭하는 단어를 말한다.

2년 또는 그 이상에 걸친 해에 생산된 와인을 섞어 만든 일반적인 와인은 nonvintage wine이라고 한다. 하지만, vintage wine이라고 해서 특정 해에 만든 와인이 100%라는 뜻은 아니다. 그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다. 유럽·미국·호주권에선 85% 이상, 칠레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선 75% 이상이면 vintage wine이라고 한다. 보르도의 중저가 와인이라면, 빈티지를 지나치게 따지고 맹신할 필요는 없다. 최고 빈티지라고 불리는 해의 포도로도 그저 그런 와인을 만드는 회사가 있을 수 있고, 아주 실망스런 빈티지의 포도로도 맛있고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어내는 회사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전문가들조차도 같은 와인의 최근 10년간 빈티지를 모두 모아 놓고 테이스팅 해보면(Vertical Tasting), 빈티지 챠트의 내용처럼 잘 맞추지 못한다. 심지어 안 좋은 빈티지에 더 좋은 점수를 주기도 한다. 하물며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는 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가들은 뛰어난 빈티지의 고급 와인의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는 마케팅 측면에서 터무니없게 가격이 높게 책정되거나, 지나치게 빈티지를 따지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도 한다.

고급 와인일수록 빈티지와 숙성기간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지만, 중저가 와인은 차라리 마시기 가장 좋은 시기에 빨리 마시는 게 낫다. 그 이유는 평범한 와인을 오래 보관한다고 해서 더 뛰어난 와인으로 변신하진 않기 때문이다. 화이트 와인은 병입 후 3~5, 레드는 병입 후 5~7년 정도가 마시기 딱 좋은 상태임을 잊지 말자.

와인에 빈티지가 있다면, 커피에는 커피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COE(Cop Of Excellence)가 있다.

COE1999년부터 커피 경연대회 및 경매로 출범해서 최고 중 최고의 커피를 선정하는 커피 대회로, 참가국은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르완다, 멕시코, 브룬디 등이다. 각 나라별로 수백 개의 농장에서 출품된 소량의 커피를 가지고 국내 커핑, 국제 커핑 등 3번 이상 커퍼들의 평가를 거친 후에 총점 84점이 넘어야 COE라는 호칭을 얻을 수 있다.

COE 커피는 그 명성으로 인해 작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되는 이유는 직접 산지에 가지 않아도 믿고 살만큼 품질과 맛이 뛰어나고 COE 커피라는 이름 하나만으로도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COE 커피 온라인 경매에는 세계 유명 커피 회사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고 우리나라 업체의 참가도 늘고 있다. 참고로 커퍼들이 커피의 품질을 확인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COE에 커피를 출품한 농부들은 수확 후 오랜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커피를 생산하고도 많은 농부들은 COE 커피로 등극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불안감과 생활고 때문에 도매상인의 유혹을 피하지 못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2019년을 정리하면서 커피 농부들의 노고와 노력을 생각하며 자신에게도 수고했다는 의미로 커피파티를 COE 커피로 해보는 건 어떨까.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 역시 2018COE 1위 커피 콜롬비아 쿠마랄을 입에 물고 음미하며 한 해를 정리하고 있다. 여러분, 2019년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도 행복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김수진 교수(백석예술대학교 커피전공)

이 내용은 <월간리크루트>에 기고한 개인의 글로 <월간리크루트>의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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