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행복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매일 주세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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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행복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매일 주세요!(1)
  • 한경리크루트
  • 승인 2020.01.0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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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일러스트레이터

100일 간 매일 색연필로 그린 작은 그림을 블로그에 올리며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행복을 전달했던 신은영 작가가 망원동에 작업실 겸 쇼룸을 열었다. 7년 간 꾸준히 그림 작업을 해오며 바이냉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꾸준함의 비결은 나에게 주는 행복한 시간에 있다는 그를 직접 만났다.

 

Q. 색연필 그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대학교도 시각디자인 학과로 진학했죠. 졸업 후에는 로고 디자이너로 10년 간 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임신과 출산을 거치면서 일에서 점점 멀어지게 되었어요. 흔히 말하는 경단녀가 되었죠. 로고 디자인 일을 정말 좋아했는데 일에서 멀어지면서 우울감이 오더라고요. 결국 우울증을 심하게 앓게 되었어요. 우울증을 어떻게든 극복해보고자 그림을 다시 그리기로 했습니다.

원래 저는 수채화와 아크릴을 많이 사용했었는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물감이랑 물통을 놓고 그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미술 도구를 시도해보다 우연히 색연필을 잡게 되었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종이 위에 색연필을 그릴 때 들리는 그 소리도 좋고, 그리는 동안은 잡념이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도 좋았어요. 그렇게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어요.

 

Q. 매일 색연필로 그린 손그림을 블로그에 올리며 유명해지셨잖아요. 블로그에 그림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

사실 로고 디자인 일을 했기 때문에 컴퓨터 작업을 할 때가 많아서 그야말로 클래식한 방식으로 종이 위에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난생 처음이었는데, 그 시간이 저에게 정말 행복한 거예요. 정말이지 난생 처음 느끼는 행복한 감정이었어요.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동안 제가 너무 바쁘게 일만 해왔더라고요. 아이를 낳고 나서는 온종일 아이와 함께 있었고요. 한 마디로 제 시간이 없었던 거예요.

그때부터 결심했어요. ‘나한테 단 10분이라도 좋으니 매일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갖자고 말이에요. 오로지 내가 행복할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자고 다짐하고 제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로그에 매일 그린 그림을 올리기로 정했어요. 일종의 일기장과 같은 거죠. 우선 딱 100일만 해보자고 생각하고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색연필 그림을 그려 올렸습니다. 일종의 ‘100일 그림 프로젝트였죠. 그때가 2013년도입니다.

 

Q. ‘100일 그림 프로젝트라니 궁금하고 신기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로 아주 소소하고 작은 그림을 일기 쓰듯 그려서 블로그에 올렸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30일 정도부터 사람들의 반응이 왔어요. 그림 밑에 댓글이 하나씩 달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제 이야기를 알고는 그림을 매일 보면서 힘을 받고 간다는 분들도 계셨고, 어느 날은 함께 100일 그림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겠냐는 문의도 왔어요. 이런 연락이 꽤 많이 왔어요.

실제로 제 블로그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100일 그림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어요.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온라인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일들이 펼쳐졌죠. 그림을 처음 그려본다는 분도 많이 계셨는데, 그런 분들이 100일 그림을 시작한 후 색연필 그림 작업을 꾸준히 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고요. 저처럼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감사의 메시지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림을 통해 그분들의 삶에 변화가 생긴 거예요. 그런 일들이 정말 놀라웠어요.

Q. 그림을 매일 그리는 것이 가지는 힘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100일 그림의 목적은 대단한 작품을 그린다거나 자신의 그림 실력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돈을 벌기 위한 목적도 아니고요. 매일 그림을 그리기의 핵심 목적은 나에게 주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오롯이 내가 행복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주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그것은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쇼핑이 될 수도 있겠죠. 제 경우는 그것이 색연필 그림이었고요. 저는 특히 색연필이 주는 힘이 크다고 생각해요. 종이에 색연필을 움직이며 들리는 소리와 하나씩 채워나가는 색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머릿속이 맑아지거든요.

저는 그림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늘 이야기해요. 생각보다 자기 시간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것 같거든요. 사실 무언가를 매일, 꾸준히 한다는 건 어느 일이든 쉽지 않아요. 100일 그림 그리기도 생각보다 쉽지 않답니다(웃음). 다른 일이 바쁠 때도 많고 몸이 피곤하거나 아플 때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런 다른 일에 밀려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일은 으레 뒷전으로 밀려나곤 해요. 그렇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제가 블로그에 그림을 올린 것이기도 하고요. 나와의 약속을 무슨 일이 있어도 깨지 않겠다는 의지인 거예요. 그런데 매일 자신이 행복한 시간이 쌓이면 100일 후에는 예상치 못한 변화가 생긴답니다.

 

Q. 색연필 작가 바이냉으로 불리게 되면서 부담은 없으셨는지요?

그렇게 블로그에 하나, 둘 사람이 모이다 보니 어느새 제가 색연필 작가가 되어 있더라고요. 블로그 닉네임이 바이냉이었는데 그 이름이 예명이 되었어요. 제 그림을 보고 저처럼 힘든 시기에 처한 분들이 행복해진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내 그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구나라는 걸 알고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그리고 색연필 그림이 주는 힘을 새삼 깨닫기도 했고요.

그때부터 용기를 가지고 제가 100일 간 그린 그림으로 굿즈도 만들고 갤러리 카페를 직접 찾아가 전시를 제안하기도 했어요. 경기도, 서울 소재의 카페를 돌아다니며 제 그림을 직접 보여주고 전시를 해도 좋겠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저는 작가는 처음이고 대단한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아니니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제 그림을 알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한 거예요. 틈틈이 100일 그림도 병행했고요. 2015년에는 <마음, ><도토리새>라는 독립출판도 직접 냈습니다.   (계속)

·사진 | 권민정 객원기자(withgmj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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