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났다②] 줄을 서지 않았는데, 맛집 음식이 내 집 앞에?
상태바
[음식에 새로운 질서가 나타났다②] 줄을 서지 않았는데, 맛집 음식이 내 집 앞에?
  • 오세은 기자
  • 승인 2017.09.26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이닝코드
▲ 신효섭 대표는 “푸드테크는 IT기술을 통해 기존 식당과 소비자를 보다 쉽게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신효섭 대표는 20년간 정보검색, 데이터 마이닝(수많은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것), 데이터베이스 분야를 연구했다. 그는 건국대학교 인터넷·미디어공학부에서 10년간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휴직 상태다. 그는 그가 가진 무기(데이터 연구)를 토대로 2014년 ‘다이닝코드’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다이닝코드는 네이버, 티스토리, 다음 블로그의 맛집 데이터를 모아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순위를 매겨 맛집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알고리즘의 결과물 또한 신 대표 손에서 창조된 것이다.

다이닝코드의 맛집 추천 방식은 실제 맛집을 다녀온 사용자들이 내린 평가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보통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블로그에 맛집 리뷰 정보들이 많다. 다이닝코드는 여기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빅데이터 관점에서 분석한다. 분석을 통해 좋은 맛집 정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 맛집 리뷰는 정말 막강합니다(웃음). 특히 블로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2010년에 네이버에 객원연구원으로 갔을 때, 블로그 데이터 분석 업무를 맡았습니다. 당시 네이버는 음식 관련 생태계를 가지고 있었죠. 그때 네이버 블로그 분석을 통해 ‘사용자에게 좋은 맛집과 그렇지 않은 곳을 추천해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이후 객원연구원을 그만두면서 창업을 했습니다. 기술 기반으로 다이닝코드를 시작했고, 현재 다이닝코드의 비전은 좋은 맛집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다이닝코드의 월간 사용자 수는 130만 명이다. 성인 30명 중 1명은 다이닝코드 경험이 있다는 뜻. 지난 7월 말부터 신 대표는 ‘다코박스’를 시행하고 있다. ‘다코박스’는 다이닝코드가 엄선한 전국 맛집 음식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 다이닝코드가 시행하고 있는 ‘다코박스’ [사진=다이닝코드 홈페이지 캡처 화면]

푸드테크는 차세대 먹거리까지 아우르는 것
신 대표는 다이닝코드가 바라보는 푸드테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푸드테크는 푸드와 기술의 결합입니다. 다이닝코드가 바라보는 푸드테크는 IT기술을 통해 기존 식당과 소비자를 보다 쉽게 연결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협의의 의미이고, 광의의 의미는 차세대 먹거리까지 아우르는 것을 푸드테크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래에 식량 자원이 부족해지면 우리가 주식으로 삼는음식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어그테크일 것입니다. 때문에 농업과 바이오도 넓은 의미의 푸드테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음식점에 직접 찾아가 먹는 음식문화가 이어져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음식점을 찾아가지 않고도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시스템 기술이 개발되었습니다. 그만큼 배달 서비스도 발전했죠. 하지만 앞으로는 이 배달 서비스도 사람이 아닌, 드론과 로봇이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는 푸드테크 산업이 최근 들어 급성장한 산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미 시장에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전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음식관련 사업 규모는 굉장히 컸습니다. 특히 배달 시장은 기존 시장에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죠. 지금 푸드테크 하면 떠오르는 게 배달 사업이지만, 이는 푸드테크 산업의 첫 시작이 배달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푸드테크는 배달 이외에도 스마트폰을 통해 맛난 음식을 찾을 수 있고, 가고 싶은 식당을 예약할 수도 있으며, 식당을 찾아가는 방법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발전 했습니다. 우리나라 식당 환경이 예약을 해준다고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문화가 아니다 보니 예약관련 시장이 아직은 미진합니다만, 향후 예약 서비스 시장도 크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사진=다이닝코드 홈페이지 캡처 화면]

그는 푸드테크 산업 성장 배경으로 1인 가구 증가와 핵가족화, 여성의 경제활동, 고령화 등을 꼽았다.
“푸드테크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1인 가구 증가와, 여성의 경제활동으로 매 끼니마다 밥을 해먹는 것이 부담스러운 점이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봅니다. 때문에 맛집 음식을집으로 배달시켜 먹는 인식이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게 되면, 기존에 배달되지 않았던 음식까지도 배달하게 되어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은 문화이며 콘텐츠다
2014년 신 대표가 다이닝코드를 창업했을 당시 직원은 6명이었다. 현재는 20명(상근)으로 늘었다. 그는 음식은 문화인 동시에 콘텐츠이기 때문에 콘텐츠 관련 마케팅 인력이 앞으로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마케팅뿐만 아니라 세일즈, 빅데이터 전문가, 배달 분야에서 많은 인력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배달 부분은 드론과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 다이닝코드는 ‘다코박스’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특히 음식관련 지식과 경험이 많은 인력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민어회 칼럼을 쓴다면 직접 민어회를 먹어본 사람이 칼럼을 쓰는 것이지, 회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칼럼을 쓸 수는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맛집 전문가, 음식 관련 콘텐츠를 충분히 생산해 낼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앞으로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가 전국에는 몇 명 없어도 되지만, 앞으로 푸드테크 관련 회사에서는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려면 황교익과 같은 요리 전문가, 맛 칼럼니스트들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신 대표가 만든 자체 알고리즘은 온라인 사이트에 있는 맛집관련 정보를 자체적으로 거르고 재가공하여 소비자에게 ‘리얼 맛집’ 정보를 제공한다. 그는 사용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약속했던 바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 다이닝코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덧붙여 그는“다이닝코드는 가지지 않은 것을 가졌다고 하거나 실행 불가능한 것을 실행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