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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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세요!”
  • 오세은
  • 승인 2017.02.2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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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을 걸고 도전하세요!”

별똥별이 떨어지는 찰나의 순간에 우리는 소원을 빈다. 올해 첫 별똥별이 관측된 지난 3일 창업이라는 소원을 이뤄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빈티지소품가게 공작새 공동대표 언니 강해라(이하 강해라) 동생 강하리(이하 강하리)대표를 만났다. 공작새는 창업한 지 올해로 10년 차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유지하게 됐다고한다. 하지만 지금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까지 겪은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지금은 웃으며 지난날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하는 두 공동대표를 만나본다.

Q.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강해라 : 화학공학과를 전공했지만 전공에는 관심이 없었어요. 평소에 귀걸이를 색깔별로 사는 걸 좋아하다 보니 점점 소품이나 액세서리에 관심을 두게 되었어요. 그러다 직접 만들고 싶어 동대문 같은데 돌아다니면서 재료도 사고 배우기도 했어요. 나중에 저희가 손으로 조그마한 액세서리나 소품을 만드는 동아리도 1기로 만들었어요. 제가 만들고 싶은걸 계속 만드는 게 쌓이다 보니 이걸 나가서 팔면 어떨까 해서 창업 아이템이 됐고 자연스레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죠.

Q. 창업을 준비할 때 확신의 느낌이 왔는지요?
강해라 : 자리 잡기 전에는 학과 조교생활을 하면서 투잡으로 작업물을 만들었어요. 평일에 작업물을 만들어 신도림역 지하나 노점상 가판대에서 팔았어요. 역에서는 쫓겨나기도하고 벌금도 물었죠. 하루에 8만 원 벌면 벌금 8만 원 내고 물건 찾아온 적도 있었죠. 그러다 주말하루에 판매수익이 학과 조교생활 한 달 월급 보다 더 벌게 되자 조교생활을 접고 가로수길이나 홍대에 나가 본격적으로 판매하게 됐어요.

Q. 소품이 작아 도난 위험도 있을 것 같아요. 도난 경험이 있나요?
강해라 : 연남동에 3년 동안 있으면서 도둑은 없었어요. 소품을 도난당한 적은 없었는데 직원이 돈을 훔친 적이 있었어요. 이후에는 직원을 고용하지 않아요. 그리고 이제는 살 사람, 안 살 사람 느낌이 와요(하하하). 가게구조 특성상 가게 내부가 안쪽으로 쑥 들어와 있는데 저 멀리서 쭉 직진해 오시는 분만 봐도 어떤 걸 원하시는지 알죠.

Q. 다른 가게들과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강해라 : 자매끼리 일을 하지만 동생 고객이 있고 제 고객이 따로 있어요. 제 손님들은 화려한 액세서리나 여성스러운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이고 동생 손님들은 미니어처 종류나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저희는 판매하려는 목적에 집중하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가게에 한 번 오시는 분들이 단골손님이 되세요. 왜냐하면 액세서리를 착용해보시고 저희에게 물어보면 저희는‘예, 아니오’로 정말 솔직하게 답하거든요. 어떨 때는 제가 동생 손님에게 액세서리를 추천하면 반응이 안 좋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그냥 가세요.(하하하) 이렇게 솔직하게 손님들과 얘기해요. 그리고 소품을 찾으시는 분들은 희소성이 높은 물건들을 저희 가게에서 발견하시고는 보물 찾았다고 너무 좋아하세요. 이럴 때 보람도 느끼고 공감대가 형성되는데, 그런 점들이 다른 가게랑 차별화된 점 같아요.

Q. 하고 싶은 걸해서 행복하다고 하셨지만 수입에 따른 스트레스도 있을 거 같습니다.
강하리 : 한 군데서 버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거 같아요. 계절을 2번은 겪어봐야 아는 거 같아요. 1년하고 포기하면 아무 것도 아닌 게 돼요. 창업 초기에 언니에게“오늘 어땠어?”라고 물었을 때“오늘 한 명도 안 들어왔다”는 얘길 들으면 마음이 안 좋았죠. 돈을 따를지 하고 싶은 거에 좀 더 집중할지 고민해 보는 것도 중요해요. 창업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도 않아 둘 다 잡는 건 힘든 거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이 되면 돈도 따르게 되는 거 같아요.

Q. 성공과 좌절의 경험이 있다면?

강하리 : 동대문에 들어가 도매상을 상대로 장사했을 때 동생 친구, 제 친구랑 4명이 같이 일을 했었어요. 결론은 제 친구는 돈을 따라갔어요. 어떻게 보면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마인드가 서로 맞지 않았던 거죠. 한 달에 나가야 할 비용이 인건비랑 가겟세인데 보통 80만 원이라 치면 저희가 하루에 800원 1,000원을 팔고 있었어요. 그렇게 4개월을 붙잡고 있었어요. 그래도 4명이 같이 잘 해보자는 뜻에서 계속 붙잡고 있었는데 마이너스만 됐죠. 결국엔 장사를 접었고요. 수익구조를 봤을 때는 아직 성공이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에요. 그러나 이제는 이리저리 옮겨 다니지 않고 고정된 공간이 마련되었다는 점을 볼 때 힘든 고비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Q. 오프라인만 고집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지 궁금합니다.
강하리 : 액세서리는 착용 해봐야 해요. 해보고 자신에게 어울리나 봐야 해요. 온라인으로 하게 되면 사진도 멋들어지게 찍을 줄 알아야 하고 포토샵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저희는 못하거든요. 그리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다 보면 수수료 때문에 원가보다 더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점도 있고요. 10년동안 소품 사이트 만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능력이 안 돼서 안 만들어요.(하하하) 지금은 블로그에 소품만 가끔 올리고 있는 상태에요.

Q. 창업을 계획 중인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강해라 : 하고 싶은 걸 하세요. 저는 일도 해보고 창업도 해본 경험자로서 하기 싫은 일은 시키는 것만 하는데 창업하고 나서는 사장 마인드가 되니 무슨 일이든 찾아서 하게 되는거 같아요. 그런데 1년 해보고 안 되겠다 싶으면 발을 빼는것도 맞는 거 같아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으니까요. 노점에서 판매할 때 날씨가 영하 20도였던 적이 있었어요. 발이 유리처럼 얼어서 깨질 거 같았죠. 그런데도 저희가 버틴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을 했기 때문이었어요.
강하리 : 고정적이지 않은 노점상을 할 때 비 오면 비와 먼지를 다 맞아가면서 일하고 밥도 창피해서 못 먹었던 날들이 많았어요. 아는 친구들을 만나는 일도 많았죠. 그리고 노점에서 판매하면 무시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하지만 이런 어려움을 겪을 각오를 다지지 않고 무모하게 도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모든 걸 걸고 해야 해요. 바닥까지 갈 마음으로 내가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거 같아요. 10년 전 언니랑 저는 어떻게 보면 무모하고 겁 없이 도전했어요. 그러나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도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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