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블라인드 이력서·면접 먼저 도입한 기업은?
상태바
④ 블라인드 이력서·면접 먼저 도입한 기업은?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7.09.25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블라인드 채용 : 기업 사례

현재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근무하고 있는 고민정 전 KBS 아나운서는 블라인드 채용의 대표 사례다. KBS는 2003년부터 5년간 최초로 출신학교와 출신지역을 가린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했다. 고 전 아나운서가 합격한 것도 이 당시로,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시기에 명문대 출신 합격자가 30% 이하로 줄고, 지방대 출신이 10~31%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블라인드 채용 방침이 전해지기 전 여러 공공기관에서는 이미 블라인드 채용을 일부 또는 전면 도입하여 실시해왔으며 민간 기업에서도 이를 도입해 우수 인재를 선발했다.

 ▶ 지원자 74%가 만족한 예금보험공사의 블라인드 채용
 예금보험공사는 NCS기반 채용을 도입하면서 서류전형에서 불필요한 신상정보 요청을 최소화하고 면접은 블라인드로 진행했다. 채용의 초점은 철저히 지원자의 직무 관련 교육 이수사항과 경험, 직무관련 기초능력에 맞춰졌다.

 이에 대한 지원자들의 만족도도 높게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가 NCS기반 채용 실시 이후 2016년 상반기 채용의 필기전형 응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채용에 대한 만족도는 73%, 평가의 적절성은 74%로 높은 수치를 보인 것. 또한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택하고 NCS를 도입한 이후 신입사원들의 직무적합성도 30% 가량 개선된 것으로 드러났다.

 예금보험공사의 면접은 발표면접과 구조화면접, 토론면접으로 이뤄진다. 발표면접은 공사 업무 및 직무 관련 시사상식이 주제로 주어지며, 이를 준비해 면접관들 앞에서 발표하는 방식이다. 구조화면접은 직무관련 지식과 태도를 검증하기 위한 질의응답 방식의 면접이다.

 ▶ 명문대 쏠림현상 완화한 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는 2014년 지원자의 스펙을 보지 않고 채용을 진행하여 총 28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이력서에 정보 기입란을 삭제해 학력, 나이, 성별 등 개인정보를 배제했다.
 
 또한 지원자의 학점과 어학점수도 반영하지 않았고, 지원자에 대한 자료 없이 블라인드 면접으로 인재를 뽑았다. 당시 지방학교 출신이 전체 합격자의 3분의 1을 차지해 명문대 쏠림 현상도 완화됐다. 학력제한이 없어 고졸 출신 합격자도 있었다.
 
 이후에도 한국마사회는 NCS기반 채용에 따라 지원자의 스펙이 아닌 능력을 중심으로 채용을 진행했다. 마사회는 채용에서 서류전형 이후 직무지식과 NCS 직업기초능력을 평가하는 필기시험 전형을 실시한다. 이후 1차 실무진 면접을 통해 직무와 관련된 과제수행능력을 평가한다. 이를 통과한 지원자들에 한해 NCS 심층 역량 평가를 실시하여 지원자들의 행동과 태도를 심사한 뒤, 최종 면접을 진행한다. 최종면접은 임원진 면접으로 실시된다.

 ▶ 개인정보 배제하고 자소서 꼼꼼하게 살피는 코바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 코바코)는 선도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채용 과정 일부에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했고, NCS 채용을 도입하면서서류전형과 면접을 블라인드로 진행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기획재정부로부터 공공기관 채용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코바코의 자격요건에는 학력, 전공, 성별 및 연령제한이 없다. 입사지원서에 인적사항과 직무 관련성이 낮은 어학 성적 기입란도 삭제했다. 전형절차는 NCS기반 입사지원서를 평가하는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시험으로 이뤄져 있다. 1차 면접은 주제토론과 PT, 직무능력면접, 인성검사로 진행된다. 디자인직 지원자는 포트폴리오 면접도 치른다. 2차 면접에서는 조직인재역량 등을 종합평가하는 방식의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에서는 주로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질문이 주어진다. 코바코는 서류에서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데다가 스펙이 드러날만한 이야기도 배제하기에 면접에서 지원자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꼼꼼히 파악한다.

 ▶ 코레일, 응시자 전원에게 필기시험 기회 부여
 한국철도공사(KORAIL, 코레일)는 지난 7월에 하반기 채용을 시작하며 블라인드 방식을 전면 도입했다. 입사지원서에 사진을 부착하는 공간을 없애고 성별과 연령, 출신지, 학력 기입란도 삭제했다. 또한 응시자 전원에게 필기시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원자의 자기소개서와 필기시험 결과로 면접 전 1차 평가를 진행하여 스펙을 배제하면서도 정확한 평가는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다. 때문에 필기시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경쟁도 이전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하반기 코레일의 채용은 ‘채용형 인턴’모집으로, 미래철도(67명), 일반공채(460명), 고졸공채(419명), 보훈추천(74명)의 4개 부문에서 선발을 진행한다. 이후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을 통과한 이들을 대상으로 면접과 인성역량검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인턴 최종 합격자는 2개월의 실무기간을 갖고, 이들 중 실무수습 및 종합평가 성적 상위 우수자 80% 내외가 정규직으로 채용될 예정이다.

 ▶ 민간 기업들도 블라인드 채용 도입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한 민간 기업들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샘표식품으로, ‘열린채용’을 통해 블라인드 방식으로 선발을 진행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샘표식품의 채용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⑤ 이색 면접으로 No스펙 채용!'에서 이어집니다.)

 또한 롯데그룹은 2015년부터 'SPEC태클 오디션’ 전형을 통해 스펙이 아닌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입사지원서에도 이름과 이메일, 주소 등 기본 인적사항만을 기재하게 했다. 서류 단계에서는 직무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도록 하여 심사 후 합격자를 선발한다.

 KT도 ‘KT 스타오디션’ 전형에서 지원서류에 지원자의 출신학교, 성적, 어학점수 등 스펙 기입란을 만들지 않고 지원자의 이름과 메일, 지원 직무만을 적도록 했다. 내용도 ‘오디션에서 보여주려는 것’과 ‘오디션에 참가해야만 하는 이유’ 정도만 적어 제출하면 된다. 면접에서도 스펙 사항을 질문하지 않으므로 역시 블라인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제니퍼소프트(대표 이원영,
http://jennifersoft.com)’는 구직자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하다. 2005년 설립된 IT 기업으로 2016년 기준 매출 180억 원을 기록한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직원 복지가 훌륭한 덕분에 ‘한국의 구글’이라 불리기도 한다. 채용은 수시나 공채 등 여러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블라인드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 학력과 성별, 나이 등의 차별적 요소 없이 업무의 특성에 맞춰 채용을 하는 것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7월 채용전환형 인턴을 모집하면서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했다. 입사지원서도 전면 수정하여 사진, 학력, 출신지, 가족관계 등 편견을 야기하는 항목을 모두 삭제했다. 수정된 입사지원서 양식에는 이름과 연락처, 자격 및 경력사항, 직무 관련 교육 이수사항, 지원분야 역량, 가치관만 쓰도록 돼 있다. 최근 모든 전형을 마무리하여 선발을 마쳤다.

 이번 채용을 통해 선발된 41명의 인턴은 동아제약과 동아에스티, 디엠바이오, DA인포메이션 등 지원한 부서에서 4달간 근무하며, 근무평가 및 임원면접을 통해 우수 역량을 증명한 인턴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