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JOB으로 가는 길] ② 프로구단 현직자 : 김찬규 성남FC 운영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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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JOB으로 가는 길] ② 프로구단 현직자 : 김찬규 성남FC 운영홍보부장
  • 허지은 기자
  • 승인 2018.02.2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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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산업 일자리 : 현직자 인터뷰


스포츠 산업의 꽃, 프로구단 합격 비결은?

 구단 프런트는 스포츠 산업 속 일자리의 상징과도 같다. 그러나 그 취업문은 좁기로 유명하다. 채용공고 자체가 ‘가뭄에 콩 나듯’날 뿐 아니라 채용규모도 작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프로구단에 진출하고 싶은 열정이 ‘가물지 않는’ 이들을 위해 성남FC에서 운영홍보부를 총괄하고 있는 김찬규 부장을 만나 입사 과정과 업무에 대해 들어보았다.

 김찬규 부장은 올해로 5년째 성남FC에서 근무하고 있다. 성남FC는 2014년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했다. 보통 프로구단의 채용은 1명에서 3명 정도의 소규모로 이뤄지지만 2014년 성남FC는 프런트를 다시 꾸리며 프로구단으로서는 비교적 큰 규모의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김찬규 부장이 성남FC에 합류한 것도 이 때다.

 “구단 프런트는 TO 자체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 좁은 문을 뚫을 수 있었던 건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하게 기업에 입사해 4년간 근무했습니다. 그러다 무슨 용기였는지 ‘해보고 싶은 일을 하자’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갔습니다. 축구로는 유일하게 MBA 과정이 있는 영국 리버풀대학교였죠. 이곳에서 축구산업학 MBA를 마치고 1년 반 뒤에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축구 쪽에는 TO가 나질 않았고, 가능성이 있는 곳에 문을 두드려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도에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들어가 1년간 일을 했습니다. 조직위에 있으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원래 목표였던 축구 산업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계속 남아 있었습니다. 마침 성남FC에서 공채를 하고 있었죠. 아마 그 기회가 아니었다면 프로구단에 입사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지역민과의 밀착
 그가 속한 운영홍보부는 프로선수단과 유소년선수단을 지원하는 선수운영팀과 구단 홍보, 콘텐츠 제작, 지역밀착활동, MD 사업 등을 하는 홍보팀으로 나뉜다. 입사 당시 김찬규 부장은 지역밀착활동과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시민구단으로 거듭난 성남FC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면접에서 이 점을 강력하게 어필했다.

 “성남FC는 시민구단입니다. 현재 22개의 프로축구 구단 중 절반 가량이 시·도민구단인데, 지자체에서 예산을 일부 지원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시·도민구단의 마케팅에 있어서 지역민들과의 밀착과 이를 위한 사회공헌활동은 무척 중요합니다. 면접에서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는 다른 시·도민구단들의 예를 들면서 이들 구단이 어떻게 지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는지, 어떻게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소속감을 갖게 하는지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축구가 지역민들을 화합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고요. 당시 성남FC가 시민구단으로 다시 창단하는 상황이었기에 이이야기를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신 것 같습니다.”

 면접에서 밝힌 포부대로 그는 성남FC에 들어와 지역밀착과 홍보 업무를 맡았다. 성남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축구교실’과 ‘성남FC 탐방’프로그램은 그가 기획에 참여해 현재 성남FC의 대표적 사회공헌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건강클리닉, 어린이집 방문 홍보 등도 진행했다.

 “우리의 주 타깃층은 2세를 가진 가족입니다. 그래서 어린이집을 찾아 성남FC의 마스코트가 축구와 응원가를 알려주거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축구교실을 열고 있지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도 있습니다. 여생을 보내기 위해 분당과 판교 지역으로 이주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구단 주치의 병원(분당 베스트병원)과 성남시의 노인종합복지관, 신구대학교 물리치료학과와 연계해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체력측정과 마사지를 해 드리는 일을 하고 있지요. 마케팅이라는 것이 거창해보일 수 있지만, 사실은 고객들을 직접 만나고 설득하는 일입니다.”


 해외유학이 답은 아냐
 스포츠 산업으로의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유학을 다녀오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는 한번 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김 부장 역시 축구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에 유학까지 다녀왔지만 취업을 위한 유학에는 반대 입장이다.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석사과정을 밟고 스포츠 업계로 진출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더 깊이 공부를 하는 만큼 역량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석사학위, 더 나아가 유학을 통한 취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직은 이 산업이 현장경험이 많은 분들에게 더 메리트를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스포츠 산업의 매력 중 하나가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이 크다는 점인데, 큰 기회비용을 지불하고 뛰어든 이들이 자신이 생각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면 보람을 느끼기도 어렵겠지요.”

 그가 유학보다 추천하는 것은 대외활동이다. 구단에서 대학생 기자단이나 현장운영단 등의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 경험을 쌓으라는 것이다.

 “구단의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활동들이 많습니다. 이를 통해 어깨너머로 현장의 일을 배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심히 활동을 하다 구단 프런트의 눈에 들어 채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작은 규모로 채용을 하기에 공채를 진행하기는 부담스럽고, 또 특채 방식은 한 단계 검증된 사람을 채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TO가 언제 생길지 모르는 것이 구단이지만, TO가 생겨도 특채를 할지, 공채를 할지는 구단의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프로구단에서 진행하는 대외활동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다. 또한 함께 활동을 하는 동료들과의 소통은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대외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도 있지만, 함께하는 이들과의 네트워킹 역시 무척 중요합니다. 같이 활동을 하는 동료들과 스포츠 산업에 대해 소통하면서 더욱 역량을 키울 수 있습니다. 저도 축구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며 프로축구연맹의 ‘축구산업아카데미’를 했었습니다. 1기였죠. 요즘도 1기 멤버들이 모인 단톡방에서 종종 소식을 주고받습니다.”

 
 ‘축구’에 매몰되지 말아야
 시민구단인 성남FC는 되도록 공채를 진행하려 노력하고 있다. 김 부장은 면접을 볼 때 지원자에게 축구 열성팬인지 아닌지를 즐겨 묻곤 한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 구단에 지원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너무 축구에만 몰입돼 있는 사람은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축구 산업도 ‘산업’입니다. 스포츠 산업에 필요한 인재와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은 엄연히 다릅니다.”

 홍보나 마케팅 쪽에 지원한 이들에게는 온라인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지역민을 위한 오프라인 홍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묻기도 한다. 정답은 없지만 홍보마케팅에 대한 지원자의 관점을 알아볼 수 있는 질문이다.

 “오프라인 홍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온라인 홍보가 더 중요하다고 답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홍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답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죠. 반면 SNS를 활용하는 등의 온라인 홍보에는 친숙하기에 온라인 홍보방안에 대해서는 답이 쉽고요. 지원자 분들이 면접 전에 구단과 홍보마케팅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오시지만, 오랜 기간 관심을 갖고 고민했는지, 평소에는 관심이 없다가 면접만을 위해 급히 알아본 것인지는 이야기를 듣다 보면 감이 옵니다. 프로구단 입사가 밖에서 볼 때는 무척 어렵게 보이지만, 실제로 입사하고 나니 이곳만큼 기회가 열려있는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든 이 분야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관련 활동들을 하며 역량을 쌓는다면 반드시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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